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상징인 고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전 부인이자 정치적 동반자인 위니 마디키젤라-만델라 여사가 81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남아공 매체 시티즌 등 외신들은 2일(현지시간) 그가 오랜 지병으로 입원해 있던 남아공 수도 요하네스버그 넷케어 밀파크 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고 보도했다.
위니 만델라 여사는 평생 3명의 여인과 결혼했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아내로,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여성 정치인으로도 유명했다.
그는 1958년 만델라 전 대통령과 결혼해 1996년까지 38년 간 만델라와 부부지간이었으나 만델라의 투옥 기간 27년과 별거(1992~1996년) 기간을 빼면 함께 생활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만델라가 옥살이를 하는 동안 ANC 소속 당원으로 아파르트헤이트(흑인 차별 정책)에 맞서 싸워 흑인들로부터 ‘마마’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두 사람 사이에서는 제나니와 진드지 두 딸이 태어났다. 위니는 1967년 비트바테스란트대학에 입학했으나 1950년대부터 시작한 반 아파르트헤이트 투쟁 중에 학사 과정을 정규 기간 내에 마칠 수 없었다. 이후 그는 2005년 68세의 나이로 요하네스버그 소재 비트바테스란트대학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2011년에는 만델라가 2007년 1회 때 수상한 ‘남아공판 노벨평화상’ 우분투상도 받았다.
위니는 만델라가 1990년 출감하면서 다시 만났지만 오랜 기다림이 무색하게 1996년 이혼했다. 위니가 정치적 파벌을 만들어 반대파를 살해하게 한 것을 비롯해 여러 가지 범죄 혐의들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니는 자신의 경호대로 활용했던 만델라연합축구클럽(MFC)의 살인ㆍ폭력 행위에 관여하는 등 극단적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1998년 남아공 진실화해위원회(TRC)는 위니 만델라가 정치적으로, 도덕적으로 만델라축구클럽의 반인륜적 폭력에 책임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1994년에는 예술문화교육기술 장관에 임명됐다가 11개월 만에 부패 혐의로 물러나기도 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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