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 김동엽, 제이미 로맥(왼쪽부터)/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홈런이 많아도 걱정은 계속된다.
SK ‘홈런 공장’이 개막하자마자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연일 홈런을 터뜨리며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SK는 지난 주말 대전 한화전 3경기에서 총 홈런 11개를 터뜨리며 3연승을 거뒀다.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33)은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렸고 김동엽(27)과 최정(31)은 2경기 연속 아치를 그려냈다. 세 사람은 나란히 올 시즌 홈런 부문 공동 1위(4개)에서 집안 다툼을 벌이고 있다.
상대팀 감독도 놀라는 기색이다. 장정석(45) 넥센 감독은 “SK 타자들은 어떻게 하면 홈런을 만들 수 있는지 알고 타석에 들어서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연일 홈런포가 터지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류중일(55) LG 감독은 “개수가 많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며 “홈런은 치고 싶어서 치면 잘 나오지 않는다. 타이밍이다. 직구 타이밍에 슬라이더가 걸리면 홈런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난 해부터 SK의 팀 컬러는 ‘홈런’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2016시즌부터 감각을 익히기 시작해 지난 시즌 그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타자들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힘을 키우면서 장타 생산에 효과를 본 것이다. 2016년 팀 홈런 145개로 부문 5위에 그쳤던 SK는 이듬해 234개로 1위에 올랐다. 무려 89개가 증가했다. SK는 2003년 삼성이 세운 역대 최다 팀 홈런 213개를 훌쩍 넘기며 새 지표를 써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홈런이 팀 승리로 연결되는 것이다. 홈런 수와 팀 타율, 팀 승리는 비례하지 않는다. SK는 지난해 이를 경험했다. 두 자릿 수 홈런을 때린 타자가 9명이나 됐지만 팀 타율은 최하위(10위ㆍ0.271)에 그쳤다. 지난해 SK는 75승 68패로 정규시즌 5위에 머물렀다. 결국 홈런이 많아도 상황에 따라 장단타가 고르게 나오지 못할 경우 팀 승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같은 해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한국인 외야수 추신수(36)가 속한 아메리칸리그의 텍사스는 2017시즌 홈런 237개를 쳐내 미국 메이저리그(MLB) 30개 구단 중 3위에 올랐다. 1위(241개ㆍ뉴욕 양키스)와 차이가 4개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텍사스는 장타 생산으로는 정상급 수준이다. 하지만 팀 타율은 0.244로 부문 26위에 그쳤다. 그 해 텍사스는 정규시즌 162경기에서 78승 84패, 서부지구 공동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고 시즌을 마쳤다.
안치용(39) KBS N SPORTS 해설위원은 “SK는 지난 시즌 ‘영양가 없는 홈런’이 많았다. 주자가 모였을 때나 큰 점수차로 지고 있을 때 쳐줘야 하는데, 솔로 홈런 3개가 나오곤 했다. 올해는 퀄리티 높은 홈런이 나오고 있다. 김동엽의 초반 페이스가 좋은데 3점 홈런 2개를 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SK가 가을야구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KIA를 비롯한 상위권 팀들과 대등한 승부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 5할 승률 이상을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초반 SK는 홈런과 팀 승리가 잘 맞아 떨어지고 있다. 2일 현재 6승2패로 NC와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팀 홈런은 kt(20개)에 1개 뒤진 19개로 2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팀 타율은 0.286으로 4위에 머물러 있다. 대포와 소총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느냐는 올 해도 SK가 풀어야 할 과제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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