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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결선투표 않는다더니… 예비후보들 희비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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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결선투표 않는다더니… 예비후보들 희비 엇갈려

입력
2018.04.0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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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이 2일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경선에서 결선투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을 두고 갑작스럽게 결정이 내려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초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까지만 해도 "조용하고 안정적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며 후발 주자들의 결선투표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이날 오전 비공개 고위전략회의를 거치면서 기류가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며 "결선투표를 도입하면 주목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선거 전략이 '조용한 경선'이 아닌 '치열한 경선'으로 바뀐 셈"이라고 말했다.

지도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에 결선투표제가 명시된 만큼 당내 경선에서 이를 먼저 적용키로 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 직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대통령 개헌안에도 나와 있는 결선투표를 선제적으로 실천하겠다는 것"이라며 "모든 후보가 최선을 다해 끝까지 뛸 기회를 보장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청와대와 민주당 사이에 이 문제를 두고 조율이 있었다는 해석도 일부에서 나온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번 결정에는 이 밖에도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장 경선의 경우 바른미래당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후보로 나오고, 자유한국당에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출마설이 나온다"며 "민주당에서도 역동적인 경선을 준비할 필요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경선에서 1회 정책토론회를 열기로 한 것 역시 비슷한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범계 수석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서 "후보 간 경쟁을 최대한 치열하게 하고, 국민의 주목도를 최대한 높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각에서는 최근 전남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한 장만채 전 전남교육감의 입당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던 점도 당 지도부에 부담으로 작용했으리라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한 관계자는 "장 전 교육감의 입당을 허용한 이상 지도부로서는 최대한 주자들에게 기회를 보장한다는 일관된 원칙을 가져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후발 주자들의 결선투표 요구 역시 수용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3인 이상의 예비후보가 출마하는 서울시장·경기지사·인천시장·광주시장·전남지사 등의 경선 판세도 요동치게 됐다. 당내에서는 여론조사 지표 등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선두주자에게는 다소 불리하고, 추격해야 하는 후발 주자에게는 상대적으로 기회가 생긴 것이라는 분석 주를 이루고 있다.

서울시장 예비후보들 역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선두주자로 분류되는 박원순 시장의 경우 대변인인 박양숙 서울시의원이 "결선투표제 도입을 환영한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며, 박 시장은 최선을 다해 경선에 임할 것"이라고 밝히기는 했지만, 일단 차분히 추이를 지켜보는 모습이다. 후발주자인 박영선 의원과 우상호 의원은 더 적극적으로 환영 의사를 밝혔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광역단체장 경선에서 50%를 넘는 후보가 없으면, 48시간~72시간 이내에 결선투표를 하게 됐다. 이제 선거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결선투표는 본선경쟁력을 높이는 제도다.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우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당의 이번 결정은 지방선거 승리를 끌어내는 현명한 결단이라고 확신한다. 높은 지지율에 자족하지 않고 낮은 자세로 노력하는 역동적인 당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아름다운 경쟁을 펼쳐 한 편의 드라마 같은 경선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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