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4ㆍ3 알리는 계기 기대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주 4ㆍ3 70주년 희생자 추념식을 앞두고 “이 행사가 치유와 화해를 증진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2일 밝혔다. 교황이 4ㆍ3희생자와 유족에 대해 위로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와 천주교 제주교구 4ㆍ3 70주년 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과 제주에서 동시에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명의로 보내온 교황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메시지를 통해 “제주에서 4ㆍ3 7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 행사에 모이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보낸다”고 전했다. 이어 “이 행사가 치유와 화해를 증진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또한 이 행사를 통해 모든 남녀가 형제적 연대와 항구한 평화를 바탕으로 하는 세상을 건설하는 데에 새로운 각오로 투신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교황은 또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을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의 전구(轉求ㆍ성모 마리아나 성인을 통해 바라는 바를 간접적으로 하느님에게 드리는 기도)에 맡기며, 희망을 굳게 간직하도록 늘 기도로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교황의 메시지는 제주4ㆍ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ㆍ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가 올해 1월 8일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에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이에 천주교 제주교구는 공식적으로 주한 교황 대사관에 교황 위로 메시지를 청원했고, 지난달 26일 임시 주한 교황대사 대리 마르코 스프리치 몬시뇰을 통해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앞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4ㆍ3 70주년을 맞은 특별 메시지를 전달 받았다.
이날 제주교구청에서 교황의 메시지를 직접 발표한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이처럼 신속하게 4.3에 대해 교종께서 관심 표명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준 것에 대해 한편으로 놀라고 기뻤다”며 “이번 일이 제주 4.3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고, 도민들에게도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하면서 요청을 했고, 그 요청이 받아들여져 대단히 기쁘다”고 말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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