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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광받던 ELS, 홍콩H지수 ELS, 손실 현실화하나

입력
2018.04.02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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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발행분 3년 만기 도래

지수 손익분기점 밑에서 맴돌아

美中 무역전쟁에 변동성까지 커져

홍콩H지수. 신동준 기자
홍콩H지수. 신동준 기자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 지수)가 정점을 찍었던 2015년 4~6월 수조 원 규모로 팔렸던 주가연계증권(ELS)의 3년 만기가 돌아오기 시작했지만 투자자 상당수는 손실을 볼 위험에 처했다. 상품별로 만기 시점의 홍콩H 지수가 발행 당시 지수값의 80~90% 수준을 넘어야 수익을 낼 수 있는데, 현재 지수는 손익분기점을 아슬아슬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중 442개, 1조1,408억원 규모의 홍콩H지수 추종 ELS가 만기를 맞는다. 3년 전인 2015년 4월 발행 분이다. 연 4~8% 수익을 얻을 수 있고 6개월마다 조기상환이 가능한 ELS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던 2015년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으로 인식되며 매달 6조원 이상 발행되는 인기를 누렸다. 특히 중국 및 홍콩 증시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던 그해 4~6월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우량 국영기업들의 주가로 구성된 홍콩H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주로 코스피200, 유로스톡스50 등 국내외 주요 주가지수와 결합한 형태의 상품이었다.

이러한 흥행은 ELS 상품에 대한 낙관적 전망에 근거했다. ELS는 3년 만기이되, 발행 이후 6개월마다 상환이 가능한 구조다.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들이 모두 발행 당시의 80~90%를 넘는 조건이다. 조기상환에 실패하더라도 기초자산 지수가 발행 당시의 50~60% 이하(녹인 배리어)로 하락한 적이 없거나 지수가 발행 당시의 80~90%로 회복되기만 하면 만기에 연 4~8% 수준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2015년 3월 1만4,741.2포인트까지 상승했던 홍콩H 지수는 첫 조기상환 시점인 6개월이 되기도 전에 9,200대까지 급락했다. 이듬해 2월12일에는 홍콩H 지수가 고점의 55%에 못 미치는 7,505.37까지 하락하며 투자금 상당액이 고스란히 만기까지 묶였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의 안정적 흐름 속에 ELS가 인기를 끌었지만 대표 기초자산이었던 홍콩H 지수가 뜻밖의 급락으로 녹인 배리어를 터치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만기에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홍콩H 지수가 발행 당시의 80~90% 이상으로 회복해야 한다. 3년 전 홍콩H 지수 수준인 1만4,000포인트를 기준으로 1만1,900포인트(85%)~1만2,600포인트(90%) 이상을 유지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글로벌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1만3,723.96까지 올랐던 홍콩H 지수는 홍콩 기준금리 인상, 미중 무역분쟁 등의 악재 속에 지난달 중순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3월 29일 기준 홍콩H 지수는 1만1,998.34포인트까지 떨어졌다.

향후 지수 회복도 장담하기 어렵다. 미국 기준금리와 연동된 홍콩 기준금리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미중 무역 협상의 방향이 불투명해 당분간 홍콩H 지수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5, 6월에 만기를 맞는 투자자들 역시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5월 만기를 맞는 ELS는 홍콩H 지수 1만3,768.47~1만4,801.94포인트, 6월은 1만2,694.66~1만4,299.45포인트 사이에서 발행됐다. 두 달 간 만기 도래분은 1조2,562억원이다. 한정숙 KB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홍콩 시장의 유동성이 긴축적인 상황인데다 당분간 미국 무역제재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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