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음성ㆍ시각 경고 무시”
중앙분리대 감지 여부 언급 안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일주일 전 캘리포니아주에서 운전자 사망 사고를 일으킨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가 사고 당시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애리조나주에서 우버 자율주행 차량에 보행자가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난 지 불과 5일 만에 또 다시 자율주행 기술과 연관된 인명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자율주행차 안전성에 근본적인 의문이 일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 23일 발생,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조사 중인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자사 홈페이지에 “사고 당시 차량은 자율주행 모드가 켜 있었다”는 성명을 올렸다. 테슬라는 운전자가 운전대에 손을 올리라는 몇 차례 음성ㆍ시각 경고를 무시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엔지니어 ‘웨이 황’으로 알려진 사고 차량 운전자의 과실 가능성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테슬라는 성명에서 “충돌 직전 6초 간 운전자의 손이 운전대에서 감지되지 않았다”며 “운전자는 충돌 전 중앙분리대를 인식할 수 있는, 5초의 시간 여유와 150m의 거리를 남겨 두고 있었지만 차량 기록에는 그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모든 사고를 막지는 못한다”고 인정하면서도 “테슬라의 자율주행 장치는 다른 자율주행 차량에 비해 사고 위험을 3.7배 이상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테슬라는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의문으로 남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중앙분리대 감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테슬라는 2016년 5월 플로리다주에서도 부분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하던 모델S 차량 운전자가 충돌 사고로 사망해 그 해 9월 업그레이드된 자율주행 시스템을 발표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고로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이 운전자와 승객을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분석했다. 시장분석업체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마이크 램지는 NYT에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며 “차량 자율주행 시스템은 핸즈프리 장치가 아닌 운전자의 여러 도구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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