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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방북 동행... 대통령 메시지 갖고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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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방북 동행... 대통령 메시지 갖고 갔나

입력
2018.04.01 15:4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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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아리송한 해명

“돌발 상황 대비 차원”이라지만

윤 실장, 대북업무는 담당 안 해

“다른 목적 아니냐” 이야기 돌아

文대통령 보좌관 등 지낸 최측근

지난달에도 대북특사단에 포함

文의 친서 담긴 가방 들고 가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을 인솔하는 도종환(오른쪽 두 번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31일 오후 평양순안국제공항에 도착,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도 장관 오른쪽이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연합뉴스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을 인솔하는 도종환(오른쪽 두 번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31일 오후 평양순안국제공항에 도착,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도 장관 오른쪽이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연합뉴스

평양 공연을 위해 방북 중인 예술단 대표단 명단에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포함돼 관심이다. 북한에서의 돌발 상황 대비 차원이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지만 27일 남북 정상회담 사전 준비 포석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방북한 예술단 단장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고,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 윤상 수석 음악감독과 함께 윤건영 실장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그런데 북한과의 문화예술 교류행사 방북 대표단에 청와대에서 국정 전반의 돌발상황 관리를 맡는 윤 실장이 포함된 대목이 의문을 자아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1일 “190여명의 대규모 예술단이 방북해 3박 4일 동안 머무르다 보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상황을 관리할 사람이 필요했다”라고 밝혔다. 처음 북한을 방문하는 예술단원 등이 돌출 발언이나 행동으로 문제가 생길 경우 북측과 협의해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윤 실장이 담당한다는 의미다.

윤 실장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남북 정상회담 때도 추진위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고, 국정상황실 업무가 국정원을 관할하는 측면도 고려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대규모 방북단의 평양 체류 행사에선 남측 관계자의 북한 최고 지도자나 체제 관련 돌출 발언, 사진이나 노동신문 훼손 문제 등으로 북측이 항의하고 일정이 중단돼 남측이 무마해야 하는 일이 여러 차례 있었다. 윤 실장이 방북단 일원으로서 이런 협의를 담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북 업무를 직접 담당하지도 않는 윤 실장이 방북한 것은 다른 목적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윤 실장은 특히 문 대통령의 19대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냈고, 지난 대선 때는 경선캠프 상황실 부실장, 선대위 종합상황본부 2실장 등으로 일정과 메시지를 담당하는 최측근이었다.

결국 이번에도 문 대통령 메시지를 들고 방북해 26일 남은 정상회담 의제나 의전 등을 막후 조율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윤 실장은 지난달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대북특사로 하는 특사단 5명 중 한 명으로 방북하기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의 친서가 담긴 가방을 들고 가 화제를 모았다. 예술단 공연 현장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나타난다면 윤 실장이 문 대통령 메신저로서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국정원 쪽에서 청와대에서도 누군가 갔으면 좋겠다고 해 윤 실장이 돌발상황 대비 차원에서 포함된 것”이라며 “윤 실장이 방북해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거나 그럴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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