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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메랑 된 ‘외국인 몰빵 배구’… 남녀 챔프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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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메랑 된 ‘외국인 몰빵 배구’… 남녀 챔프 지각변동

입력
2018.04.01 15:3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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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18 프로배구 결산

외인 에이스들 풀세트 접전 땐

체력 떨어지며 패배 악순환

황연주 5000득점 등 대기록 풍성

김연경 활약 때보다 관중 수 늘어

지난달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와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경기에서 창단 이래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한 대한항공 선수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와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경기에서 창단 이래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한 대한항공 선수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7~18시즌 프로배구는 새로운 남녀 챔프가 등장해 ‘무관의 설움’을 날리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먼저 끝난 여자부에선 한국도로공사가 정규리그와 챔프전에서 모두 우승하며 창단 48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고, 남자부에선 정규리그 3위 대한항공이 정규리그 우승 현대캐피탈을 3대 1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5번째 챔프전 도전 만에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었다.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우리카드 외인 선수 파다르. KOVO제공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우리카드 외인 선수 파다르. KOVO제공

몰빵 배구의 몰락

올 시즌은 특히 실력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에게 공격권을 몰아주는 ‘몰빵 배구’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우리카드의 파다르는 개인 득점 1위(966점), 서브 득점 2위(세트당 0.69), 공격성공률 4위(53.62%), 블로킹 10위(세트당 0.4) 등 공수에 걸쳐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파다르의 공격점유율은 게임당 50%를 넘는 경우가 많았고 최고 57.3%에 달하기도 했다. 우리카드가 ‘파다르 원맨팀’으로 불린 이유다. 하지만 최고의 파다르가 있는 우리카드는 정규리그에서 7개 팀 가운데 6위에 그쳤다.

우리카드의 성적은 파다르의 컨디션에 따라 좌지우지됐고 5세트 접전이 벌어지면 파다르의 체력이 떨어져 무릎을 꿇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여자부 KGC인삼공사 역시 외인 알레나가 득점 1위(864점), 공격성공률 4위, 블로킹 3위로 활약했지만 6개 팀 중 5위에 그쳤다.

몰빵 배구의 한계는 챔프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여자부 IBK기업은행은 챔프전에서 올 시즌 최고의 여자 외인 선수로 꼽히는 메디에게 50%에 육박하는 공격권을 몰아줬지만, 결국 도로공사에 시리즈 전적 3-0으로 완패했다.

남녀 선수 통틀어 프로배구 최초로 5,000득점을 넘긴 현대건설 황연주. 뉴시스.
남녀 선수 통틀어 프로배구 최초로 5,000득점을 넘긴 현대건설 황연주. 뉴시스.

풍성한 기록, 인기도 고공행진

올 시즌 V리그는 풍성한 기록이 쏟아졌다. 황연주(현대건설)는 남녀 통틀어 프로배구 최초로 통산 5,000득점을 넘겼고(5,257점), 남자부에서는 토종 에이스 박철우(삼성화재)가 통산 4,500점 고지를 돌파했다. 양효진(현대건설)은 지난 2월 6일 프로배구 첫 1,000블로킹 기록 달성의 주인공이 됐고, 뒤이어 이선규(KB손해보험)가 같은 달 11일 1,000블로킹을 넘겼다. 베테랑 세터 권영민(한국전력)은 첫 1만3,000세트에 성공했고, 문성민(현대캐피탈)은 1호 250 서브 고지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2일 수원체육관에서는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의 혈투가 벌어져 한 경기 최장 경기 시간(158분) 기록을 세웠고, 지난 2월 16일 충무체육관에서는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한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121점+129점=250점)을 세웠다.

배구 인기도 고공 행진했다. 여자 배구 포스트시즌 전 경기의 케이블TV 시청률은 평균 1.02%를 기록했고, 특히 챔피언 결정전 2차전은 2.8%로 같은 시간대 프로야구 시청률(0.47~1.37%)을 훌쩍 뛰어넘었다.

여자배구 포스트시즌 평균 관중 수는 3,579명으로 12년 만에 V리그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활약했던 2005~06시즌(3,328명) 보다 많았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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