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에 “평양 방문 처음… 너무 뭉클”
北문화상 “南예술단 오니 4월 아름다워”
현송월 “기대 크고 빨리 만났으면”
예술단, 점심 뒤 동평양대극장서 리허설
“2002년 MBC 평양 공연 이후 16년 만입니다.”
가수 윤도현의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 그는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에서 두 차례씩 공연할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 등 우리 방북단의 일원으로 31일 평양에 도착했다. 첫 정상회담 뒤 남북 화해의 기운이 싹트던 2002년 9월에도 그는 동평양대극장 무대에 올랐다. “가슴이 벅찹니다.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커요. 16년 전과 지금 관객 반응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가장 궁금합니다.”
가수 강산에는 “평양 방문은 처음”이라며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저는 사실 공연 참여한다는 게 예상 밖이었는데 너무 뭉클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우리 방북단을 태운 이스타항공 전세기는 이날 오전 10시 33분 김포공항을 떠나 서해직항로로 오전 11시 7분 군사분계선 상공을 통과, 오전 11시 30분쯤 평양국제공항에 착륙했다.
공항에는 박춘남 북한 문화상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김순호 관현악단 행정부단장 등이 마중 나와 이들을 맞았다. 박 문화상 등은 공항 귀빈실에서 방북단을 이끄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윤상 예술단 음악감독과 잠시 환담했다.
박 문화상은 “평양의 4월은 의미가 깊다. 위대한 수령님이 탄생하신 날도 있다”며 “남측 예술단이 4월의 봄에 오니 ‘4월은 정말 꽃피는 아름다운 계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기쁘고 좋을 때 (예술단이) 방문한다”며 환영했다.
현 단장은 “반갑다. 평양에 오시니 저희가 기대가 크다”며 “유명한 가수들도 많이 오고, 성의껏 준비해 오시니 기대가 크고 ‘빨리 만났으면’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공항 입국장에는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 노동신문 등 10여 개 매체 20여명의 기자가 나왔다. 방북단은 단체 사진 촬영 등 이들의 요구에 적극 호응했다.
방북단은 평양국제공항에서 버스를 나눠 타고 평양 시내의 고려호텔로 이동했다. 호텔 로비에서는 직원들이 양쪽에 정렬해 서 있다가 우리 측 방북단이 들어서자 박수를 쳤다.
예술단은 고려호텔에서 점심 식사를 한 뒤 공연 무대 중 하나인 동평양대극장으로 이동해 리허설을 했다.
도 장관이 이끄는 방북단은 조용필과 이선희, 백지영, 윤도현, 레드벨벳 등의 가수들과 태권도 시범단, 취재진, 정부 지원 인력 등 120명으로 구성됐다. 공연 준비를 위해 미리 방북한 선발대까지 포함하면 모두 186명이다.
예술단은 4월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단독 공연을 하고, 이틀 뒤인 3일에는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북측 예술단과 함께 합동 무대를 꾸민다. 공연의 공식 명칭은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이고 ‘봄이 온다’는 부제가 달렸다.
태권도 시범단은 1, 2일 각각 평양태권도전당과 평양대극장에서 남북 합동 공연을 펼친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평양=평양공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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