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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사람 유승민의 명운이 걸린 ‘대구시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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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사람 유승민의 명운이 걸린 ‘대구시장’ 선거

입력
2018.03.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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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있는 성적표 받을지가 관건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29일 오후 대구시 동구 MH컨벤션웨딩에서 열린 대구시당 개편대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대구= 연합뉴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29일 오후 대구시 동구 MH컨벤션웨딩에서 열린 대구시당 개편대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대구= 연합뉴스

“희망사항이지만 이번 6ㆍ13 지방선거에서 광역자치단체장을 기준으로 서울시장과 제주지사 그리고 대구시장까지 3자리를 목표로 한다.”

최근 만난 바른미래당의 핵심관계자가 한 말이다. 순간 기자의 머릿속에는 “서울은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출마로 노려볼만하다 치고, 제주도 원희룡 현 지사의 잔류를 전제로 가능한 얘긴데 자유한국당의 아성인 대구까지”라는 물음이 스쳤다.

그렇다면 대구시장 선거 판세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먼저 대구를 텃밭으로 하는 한국당의 사정을 들여다 봤다. 권영진 현 시장의 독주 속에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이재만 전 최고위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의 경쟁이 치열하다. 권 시장에 맞서기 위해 나머지 3명의 후보가 단일화 논의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했다. 제 살 깎아먹기가 불가피한 경선에 4명의 후보가 모든 걸 걸어야 하는 처지다. 더 큰 문제는 한국당 후보들의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다. 당의 한 대구ㆍ경북(TK) 지역 중진의원은 최근 “단일화가 안 되면 권 시장 공천이 유력한데 대구에서 권 시장 지지율이 당 지지율에 못 미치는 흐름이라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7, 18일 지역언론인 매일신문과 TBC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대구시민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p)에 따르면, 차기 대구시장 지지율 조사에서 한국당 후보 중 권 시장이 31.9%로 가장 앞섰고, 이어 이재만 전 최고위원(9.8%)과 이진훈 전 구청장(6.9%), 김재수 전 장관(1.9%)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4명의 지지율을 합쳐도 50.5%로 절반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었다.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현 한국당) 소속의 권 시장이 56.0%의 득표율로 당선됐고,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현 한국당) 소속의 김범일 시장이 72.9%의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됐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반면 동진전략의 주요 거점을 대구로 잡은 더불어민주당의 분위기는 최근 몇 번의 선거와는 자못 다르다. 같은 조사에서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을 지낸 임대윤 전 대구 동구청장이 10.7%의 지지로 권 시장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당 지지율도 한국당(33.5%)과 민주당(26.4%)의 차이가 7.1%포인트에 불과했다.

더구나 민주당은 고전하는 한국당과 달리 이번 지방선거를 다음 총선까지 연결시키겠다는 동인(動因)까지 부여돼 분위기가 한껏 고조돼 있다. 이미 당의 유력한 대권주자 중 한명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라는 좌장이 있는 만큼,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시민들의 지지를 최대한 확장한다면, 그 결실이 21대 총선에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번 지방선거에 뛰어든 당원들에게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여당과 제1야당의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원내 3당인 바른미래당 입장에선 경쟁력 있는 후보만 낸다면 그 틈새를 노려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구시장 당선까지는 어렵다고 해도 한국당 후보 당선을 전제로 이를 강력하게 위협할 지지만 확보한다고 해도, 대구를 당은 물론 보수 재편의 기지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그림의 중심에는 대구사람 유승민이 있다. 그는 지난 총선과 이번 지방선거에서 집요하게 이어지는 수도권 출마 제안을 뿌리쳤다.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버리지 않고 지키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유 공동대표가 29일 대구시당 개편대회에서 “우리 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와 경북에서 어떤 평가를 받느냐 하는 것은 저 개인을 떠나 대구의 정치와 한국의 정치가 걸렸다”고 절박한 심정을 드러낸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때문에 유 공동대표가 승부를 해볼만한 적임자를 고르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6월 13일 바른미래당이 받아 든 대구시장 성적표에 따라 유 공동대표는 물론 보수의 앞날도 달라질 수 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여론조사 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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