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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받고 촬영 미루더니 연락두절”… 성장앨범 업체 ‘먹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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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받고 촬영 미루더니 연락두절”… 성장앨범 업체 ‘먹튀’

입력
2018.03.3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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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모임에 150명 이상 가입…더 늘 수도

업체 측 “업무 정상화해 재오픈하도록 할 것”

경찰, 업체 대표 30일 불러 고의성 등 조사키로

주부 김모(32)씨는 갓 돌이 된 딸의 성장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하려고 A스튜디오와 78만원짜리 계약을 체결했다가 낭패를 봤다. 만삭 사진부터 100일 사진, 돌 사진 등을 촬영한 후 앨범과 액자를 받을 시점이 되자 업체와의 연락이 두절됐다. 현재 이 스튜디오의 문은 굳게 닫혀 있는 상태다.

김씨는 "이번 주말 아이 돌잔치가 예정돼 있는데 앨범과 액자도 없이 치러야 한다는 것이 가장 마음이 아프다"며 "나는 사진 파일은 받아 그나마 다행이지만 파일을 받지 못했거나 완납 후 촬영조차 진행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예정된 촬영 일정을 취소하고 연락이 두절된 서울 강남과 경기 일산의 유명 '성장 앨범' 스튜디오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해당 업체 사장 B씨는 베이비페어 등에서 고객을 유치한 뒤 상품 구성에 따라 70만원대에서 200만원에 가까운 돈을 받은 뒤 돌연 폐업한 혐의를 받고 있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최근 일방적으로 촬영 일정을 취소한 A스튜디오 업체 사장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 스튜디오는 만삭 사진에서부터 돌 사진까지 1년여에 걸쳐 아이의 성장 모습을 앨범과 액자로 만들어 주는 이른바 성장 앨범 전문 업체다.

경찰은 이날 이 업체 대표 B씨를 불러 고의성이 있었는지 여부와 피해 변제 계획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 29일에도 스튜디오 직원들을 불러 업체의 경영 사정 등에 대해 조사했다. B씨는 현재 출국금지 상태다.

현재 피해자 모임에는 150명 가량이 가입했고 이들 중 절반 가량이 고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촬영 일자가 충분히 남아 업체와 연락을 시도해 보지 않은 아이 부모들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경찰은 정확한 피해 규모를 추산 중이다.

이들은 업체가 "보일러가 고장났다"거나 "직원이 심하게 아프다" 등의 핑계를 대며 촬영을 차일피일 미뤄 왔다고 전했다.

현재 기혼 여성들이 많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업체와 연락이 닿지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일산 지역의 한 맘카페에는 "스튜디오가 우리 아이 추억을 망치고 엄마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며 "지난주에 환불해 준다고 하고는 연락두절인 상태"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있다.

서울 중랑구의 한 지역 카페에는 "베이비페어만 믿고 해당 업체와 계약을 했는데 사업장이 문을 닫았다"며 "재정상태가 안 좋은 것을 뻔히 아는데도 돈만 내면 참가시킨 베이비페어도 문제"라고 분노했다.

업체가 문을 닫은 뒤에도 이 사실을 모른 채 최근 베이비페어에서 계약을 하고 금액을 모두 납부한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업체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하는 글이 게재돼 있다.

이 스튜디오는 "취소 환불 요청 등으로 정상적인 촬영 일정을 소화하기가 어렵다. 직원들도 퇴사하고 새롭게 면접을 보는 등 단장을 하다 보니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며 "3월 말까지는 업무 정상화를 통해 재오픈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입장을 듣기 위해 강남·일산 스튜디오에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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