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손보사 유병력자 실손보험 출시
보험료 비싼 대신 가입문턱 확 낮춰
4월부터 실손 끼워팔기도 전면 금지
과거에 질병을 앓은 적이 있거나 현재 치료약을 복용 중인 만성질환자도 쉽게 가입할 수 있는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이 출시된다.
금융위원회는 내달 2일부터 경증 만성질환이나 치료 이력이 있는 유병력자가 가입할 수 있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이 8개 손해보험사를 통해 출시된다고 30일 밝혔다. 유병력자 실손 보험을 출시하는 보험사는 삼성화재, 한화손보, 흥국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보, DB손보 등 8곳이다. 농협손보, 삼성생명, 농협생명 등도 상반기 중 관련 상품을 내놓는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과거 치료 이력 때문에 사실상 실손 보험 가입 자체가 어려웠던 유병력자를 위한 전용 상품으로 가입문턱을 확 낮춘 게 특징이다. 우선 가입자가 보험사에 미리 고지해야 할 항목을 18개(일반 실손보험)에서 6개로 줄였다. 특히 최근 5년간 발병ㆍ치료 이력을 심사하는 중대질병이 기존 10개에서 ‘암’ 1개로 축소된 게 가장 큰 변화다. 이전엔 수술은 물론 현재 약을 복용 중인지 여부도 따졌는데, 유병력자 실손에선 투약 여부도 따지지 않는다. 5년 전 고혈압을 치료한 뒤 현재 약만 복용하고 있다면 이전엔 실손 보험 가입이 거절됐지만 앞으론 가능해진다. 백혈병에 걸렸다 치료한 사람도 가입할 수 있다.
다만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과거 질병을 앓은 고위험군을 가입 대상으로 삼는 만큼 보험료와 자기부담률이 일반 실손에 견줘 더 높다. 또 약값이나 비급여 MRI 검사 비용 등은 보장 받지 못한다. 50세 남자 기준으로 월 보험료는 3만5,812원, 여자는 5만4,573원 안팎으로 책정됐다. 자기부담률도 30%로 일반 실손(10~20%)보다 더 높다. 최소 자기부담금 기준도 적용돼 입원했을 땐 10만원, 통원 치료 땐 2만원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유병력 실손보험은 75세까지 가입할 수 있고 보험료는 매년 갱신된다.
한편 4월부터 실손보험은 반드시 단독으로만 판매해야 한다. 과거처럼 암보험 등에 끼워 팔아 가입자가 부득이 암보험을 해지했을 때 실손보험도 자동 해지되는 데 따른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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