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블로거 라스카도르가 캐딜락 SUV의 정점, 에스컬레이드의 시승에 나섰다. 거대하고 웅대한 체격 속에 GM이 자랑하는 V8 6.2L LT1 엔진을 품고 강력한 주행 성능 및 도로 위의 카리스마를 내뿜는 에스컬레이드는 과연 블로거 라스카도르의 눈에 어떻게 보였을까?
라스카도르와 함께 에스컬레이드를 몰고 도로와 오프로드 주행에 나섰다.
*아래의 내용은 시승 소감을 녹취, 각색한 것 입니다.
압도적인 카리스마, 에스컬레이드
솔직히 말해 에스컬레이드를 시승한다고 이야기해서 무척 즐거웠고 또 기대되었죠. 에스컬레이드라고 한다면 역시 그 강렬한 카리스마, 압도적인 존재감 그런 무언가 ‘파괴적인 힘’이 느껴지는 차량이니까요. 일종의 로망과 같은 거죠.
그런데 제가 에스컬레이드를 딱 처음 보고 기자님에게 ‘저 이거 운전 못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거든요. 이게 크다고 이야기는 듣고, 또 사진으로도 큰 걸 미리 알고 있었지만 ‘운전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막상 눈 앞에 에스컬레이드가 있으니까 ‘이걸 어떻게 몰지?’라는 생각이 가득하더군요.
압도적인 디자인을 완성하는 전면 디자인이나 쭉쭉 뻗은 측면, 그리고 캐딜락 냄새가 제대로 나는 후면 디자인까지 위압감 그 자체였죠. 물론 그 압도적인 존재감이 바로 이 에스컬레이드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겠죠. 어쨌든 에스컬레이드의 디자인은 그렇게 운전이 겁날 정도로 강렬하고 압도적이었죠.
캐딜락 고유의 실내 공간
거대한 체격, 거대한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머리 속으로 순간 ‘어라?’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에스컬레이드의 시트에 앉으면 차량의 크기가 생각보다 크게 느껴지지 않거든요. 보통 비슷한 체격의 SUV를 타게 되면 공간 자체도 무척 광활하게 느껴지는 게 정석인데 캐딜락은 마치 체격을 조금 더 키운 XT5나 지상고를 높인 CT6의 느낌이 났죠.
물론 거대한 센터콘솔의 크기를 보면 또 다르지만요. 어쨌든 실내 공간 전체적으로 막 개방감이 느껴지거나 광활하기 보다는 잔뜩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 느껴지고, 또 드라이빙 포지션이나 스티어링 휠 등의 구성은 모두들 캐딜락 고유의 견고하고 공격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인지 에스컬레이드의 공간 자체는 외형에 비하면 조금 작게 느껴지고 또 적재 공간 역시 그리 넉넉하지 않습니다. 또 보닛의 길이가 길어서 그런지 3열의 공간도 조금 협소한 느낌이죠. 하지만 이 차량으로 많은 짐을 옮기기 보다는 ‘타고 있는 것’에 의미를 많이 두실 거라 생각하니 또 큰 단점으로 보이진 않네요.
V8 엔진의 선 굵은 드라이빙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동을 걸면 역시 V8 엔진의 풍부한 사운드가 들려오죠. 처음 너무나 큰 체격에 도심 주행이 조금 조심스러웠는데 적응되고 나니까 생각보다 운전하기 편하다는 느낌이 들었죠. 가장 큰 특징은 역시 V8 엔진의 풍성한 파워입니다. 426마력의 강력한 힘을 내는 만큼 2.6톤의 거대한 SUV가 순간적으로 가속하며 밀치고 나가는 움직임은 정말 인상적이죠.
게다가 조금만 RPM을 끌어 올리며 으르릉 거리는 V8 엔진 사운드가 도로를 채우면서 듣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도 매력입니다. 다만 탑승자의 입장에서는 차량의 정숙성이 제법 우수한 편이라 V8 엔진의 파괴적인 느낌보다는 으릉 거리는 특유의 존재감이 전해지는 정도로 다듬어 들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V8 엔진의 가변 실린더 기능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개입합니다. 같은 엔진을 쓴 카마로 SS를 시승한 적이 있었는데 카마로 SS에 비해서도 V4 모드의 활성화가 자주 보였습니다. 덕분에 체격을 고려하더라도 준수한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죠.
한편 도심에서의 기본적인 움직임은 견고한 차체와 여유로운 하체 셋업을 갖췄지만 MRC의 적용 때문인지 요철 등을 넘을 때에는 순간적으로 긴장하는 모습이 다소 아쉽고, 또 차량의 특성 자체가 장거리, 고속 주행에 초점을 맞춰서 그런지 도심에서는 적극적인 변속 보다는 대배기량 특유의 힘으로 밀어내는 특성이 있더군요.
물론 고속으로 가면 V8에서 넘치는 출력 덕에 너무나 즐거운 것이 사실입니다.
기대 이상의 성과, 오프로드
온로드 주행에 이어 만난 환경은 바로 오프로드 구간입니다. 사실 시승을 앞두고 ‘과연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먼저 앞섰습니다.
아무래도 차량의 크기도 그렇고 전반적인 세팅이 온로드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건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에스컬레이드의 주행 모드를 사륜, 로우 기어로 바꾸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니 너무나 쉽고, 편하게 험로를 달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먼저 V8 엔진은 낮은 RPM에서도 충분한 힘을 내며 험로를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함을 선사했고, 8단 자동 변속기는 이러한 출력을 네 바퀴에 무척 부드럽고 여유 있게 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투닥했다면 네 바퀴가 헛돌 수 있는 상황이 여러 번 있었지만 그 때마다 에스컬레이드는 탁월한 트랙션 컨트롤 및 전자제어를 바탕으로 손쉽게 극복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게다가 막상 오프로드 구간을 가니 지상고나 휠 하우스와 휠, 타이어의 간격도 상당히 긴 편이라 어지간한 노면의 돌이나 패인 구간 등 지나기도 용이하고 또 그런 구간을 지날 때에는 캐딜락 특유의 풍섬함이 돋보이는 하체 셋업을 바탕으로 탑승자에 대한 스트레스를 최소로 줄이는 모습이 만족스러웠습니다.
물론 차량이 워낙 크기 때문에 차량 손상 등의 이유로 ‘지나지 못하는 구간’이 있어 제약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정도의 체격에서 낼 수 있는 오프로드 주행 성능으로는 정말 수준급에 이르는 움직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입니다. 게다가 네 바퀴의 타이어가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도 아니었으니 더욱 만족스러운 결과네요.
달리는 이에 따라 달리는 효율성
에스컬레이드를 시승하면서 느낀 가장 큰 강점은 ‘예상 외’로 효율성에 있습니다. 앞서 말한 가변 실린더 기술 등을 적용했지만 차량의 무게가 2.6톤이 넘는 걸 고려하면 역시 효율성에서 크게 우위를 점하기 어렵죠.
에스컬레이드 역시 하중의 부함이 커지는 도심 속 주행에서는 5~6km/L의 연비가 계측되죠. 하지만 속도를 높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실제 자유로나 고속도로 등에서 정속 주행을 이어가면 어느새 두 자리 수가 평균 연비에 기록되는 걸 확인할 수 있어 ‘고속, 정속 주행’에서의 효율성은 V8 엔진 이상의 것이라는 만족감이 듭니다.
그 존재만으로도 매력적인 에스컬레이드
제가 생각했을 때 에스컬레이드는 꽤나 ‘독보적인’ 존재라 할 수 있겠습니다. 비슷한 출력을 내는 프리미엄 SUV의 가격을 고려하더라고 충분히 매력적이고 다른 무엇보다도 ‘가격’이나 ‘브랜드’의 차이를 모두 ‘0’로 만드는 에스컬레이드 고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존재감아은 아마도 최고의 매력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아마 수 많은 경쟁 모델 속에서도 그 계보를 이을 수 있는 가장 큰 동력이겠죠.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높은 만족감을 선사하는 차량이라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 시승 협조 : 자동차 블로거 라스카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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