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된 대북 초강경파 존 볼턴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지난 1년 동안 꾸준하게 정책 조언을 해 왔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한 WSJ 보도에 따르면 쿠슈너는 최근 1년간 볼턴과 정기적인 접촉을 가지면서 다양한 사안들과 관련한 정책 조언을 들었다. 외교 경험이 부족한 쿠슈너에게 유엔 주재 미국대사와 국무차관 등의 경력을 쌓은 볼턴이 각종 복잡한 외교 현안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도록 도움을 주는 동시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볼턴-쿠슈너’의 교류에는 다른 백악관 참모진들의 권유가 있었다고 WSJ는 덧붙였다. 반대로 볼턴 또한 쿠슈너와의 만남을 통해 백악관 입성 전부터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내부 기류를 비교적 정확히 파악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이 같은 관계가 향후 백악관 내 역학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지도 주목된다. ‘백악관 군기 반장’ 역할을 하는 존 켈리 비서실장 체제에서 쿠슈너의 정치적 위상은 다소 약화됐다는 관측이 많다. 지난달 쿠슈너의 기밀취급 허가 등급이 ‘일급비밀ㆍ특수정보급(Top Secret/SCI-level)’에서 ‘기밀급(Secret level)’으로 강등돼 이전과 달리 ‘대통령 일일 브리핑’을 볼 수 없게 된 게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쿠슈너와 가까운 볼턴이 백악관의 외교ㆍ안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될 경우, 쿠슈너의 입지도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볼턴은 다음달 9일쯤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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