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참사와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설치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공식적인 출범 첫날부터 황전원 상임위원(전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의 거취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ㆍ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29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20층 회의실에서 첫 전원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회의를 앞두고 피해자 가족들이 과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황전원 상임위원의 출근을 막아서면서 마찰이 빚어졌다.
세월호특조위 출범 당시 비상임위원이었던 황 위원은 세월호특조위가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의 7시간 의혹에 대한 조사에 반대해 위원직에서 사퇴했다. 그는 2015년 12월 당시 새누리당에 입당한 뒤 이듬해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돌연 예비후보직을 사퇴한 황 위원은 다시 새누리당의 추천을 받아 특조위 상임위원으로 선출됐다.
황 상임위원이 회의실이 있는 건물 20층에 올라서자 유가족 30여명은 황 상임위원을 둘러싸고 '사퇴하라' '부끄러운줄 알아라' '돌아가라'며 항의했다.
가족들의 사퇴요구에 10여분간 줄곧 입을 다물었던 황 상임위원은 "회의에 들어가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회의실로 입장했다. 회의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가족들은 계속해 황 상임위원의 사퇴를 요구했고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황 상임위원은) 이 자리에서 사과를 하고 위원회 활동을 해야 한다"라며 "어떤 각오로 위원회에서 역할을 할 것"인지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 상임위원은 준비해온 문서를 통해 가족들에게 '유감'의 의사를 표했다. 황 상임위원은 "대통령 7시간에 대한 조사를 방해했던 것은 이에 대한 정치적 함의가 커서 정치적으로 휘말리게 되면 특조위 활동이 제약 받을 것이라고 생각해서였다"라며 "검찰수사 결과 (세월호참사) 보고가 조작되고 (대통령이) 국정농단의 주범과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안 이상 저는 정말로 참담한 심정이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황 상임위원은 "특조위를 위하는 길이라는 신념으로 한 행동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유가족의 아픈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 점은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조위는 이날 회의를 통해 장완익 상임위원을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피해자들의 의견을 들은 뒤 향후 조사일정을 결정했다. 특조위는 첫 전원위를 마친 뒤 오후 2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의 자택을 방문하려고 했으나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이 출입문을 막아서고 황 상임위원이 회의실을 나가는 것을 막아서면서 일정이 40여분 미뤄졌다.
가족들은 황 상임위원의 세월호특조위 활동방해 의혹을 지적하며 황 상임위원의 즉각적인 사퇴를 주장했지만 황 상임위원은 세월호특조위 활동방해 의혹에 대해서 적극 부인하며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황 상임위원은 유가족들이 세월호특조위 진상규명 조사를 방해했다며 자신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결과가 나오면 거취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특조위 위원들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자택을 방문한 이후, 경기 안산시의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 조문한 뒤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황 상임위원이 다음 일정을 위해 회의실을 나와 이동하자 일부 세월호 유가족들은 "합동분향소의 아이들 영정 앞에 가서 사과하는 모습을 지켜보겠다. 그것이 마지막 기회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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