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6ㆍ13 지방선거 경남 창원시장에 홍준표 대표의 측근인 조진래 전 의원 공천을 사실상 굳히자, 안상수 창원시장이 강하게 반발했다. 한나라당(현 한국당) 시절부터 앙숙인 두 인사가 또 다시 맞붙는 상황이 연출됐다.
안 시장은 29일 창원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며 “공정하지 못한 경선, 경선을 배제한 공천을 한다면 5,000여명의 책임당원 동지와 함께 당을 잠시 떠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시민 선택을 받아 창원시장에 재선된다면 당으로 돌아와 당을 재건하겠다”며 무소속 출마 강행 의사를 피력했다.
안 시장의 반발은 창원시장 공천을 직접 하고 있는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홍 대표의 측근인 조 전 의원을 단수추천 해 최고위에 의결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홍 대표도 안 시장을 겨냥한 듯한 글로 반격에 나섰다.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헌ㆍ당규에 따라 공천절차를 진행할 수 밖에 없는데 자기를 공천주지 않는다고 당을 비난하고 탈당해서 무소속 출마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그것이 성공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창원시장 후보에 조 전 의원의 단수 공천이 확정되면 홍 대표의 사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조 전 의원은 홍 대표 경남지사 재임 중 경남도 정무부지사와 정무특별보좌관, 경남개발공사 사장을 지내는 등 홍 대표의 대표적 측근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홍 대표와 안 시장간 악연도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2010년 한나라당 당권 경쟁을 위한 전당대회에서 맞붙었던 둘은 이후 안 시장이 대표가 되고 홍 대표가 최고위원이 되면서 현안마다 사사건건 대립했다. 당시 전당대회 마지막 TV토론에서 홍 대표가 안 시장을 겨냥해 제기했던 ‘개소송’은 아직도 당 안팎에서 회자될 정도다.
홍 대표가 안 시장에게 “개가 짖는다고 옆집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개소리 때문에 화합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당내 화합을 할 수 있느냐”고 공격했고, 이에 안 시장이 “우리 아들이 고3인데 옆집에서 개를 10마리 키워 공부를 못할 지경이었다”고 반박했다.
뿐만 아니라 둘은 지난 2014년 경남지사 경선 때도 안 시장이 당시 홍 대표의 경쟁자인 박완수 의원을 밀어 갈등하기도 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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