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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 USTR, ‘FTA 협상에 환율협정 포함’ 공식화

입력
2018.03.2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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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개정안 협상 결과 밝히면서 환율 문제 적시

미 무역대표부가 한미FTA 및 철강 관세 협상 결과를 공개하면서 '환율 협정'도 함께 진행했다고 밝혔다. USTR 홈페이지 발췌
미 무역대표부가 한미FTA 및 철강 관세 협상 결과를 공개하면서 '환율 협정'도 함께 진행했다고 밝혔다. USTR 홈페이지 발췌

미국과의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 협상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별개라는 우리 정부의 설명과 달리, 미국은 환율 협상을 한미FTA 개정 협상의 결과물로 버젓이 적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이 “한미FTA 개정안은 미국이 환율과 관련한 부속합의를 맺은 최초의 무역협정”이라고 보도한 점과 일치한다. 우리 정부가 인위적인 원화절하로 막대한 대미흑자를 올리고 있다고 줄곧 비판해온 백악관이 한미FTA 개정에 대해 “궁극적으로 미국 노동자와 미국 기업들에 큰 거래이고 중대한 승리”라고 말한 점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9일 홈페이지에 ‘한국과 협상에서의 미국의 무역 정책과 국가 안보 결과’라는 제목의 자료표(Fact Sheets)를 통해 한미FTA,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관세 등의 협상 결과를 설명하면서 ‘환율 협정(Currency Agreement)’을 함께 적시했다. 자료표는 한미FTA 개정의 의미와 한미 무역 현황을 담은 서문과 함께 ▦한미FTA 개정과 수정 과정 ▦주요 한미FTA 개정 결과 ▦환율 협정 ▦한국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면제 결과 등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USTR은 세 번째 항목에 올린 환율 협정 부분에서 “미 재무부는 한국의 기획재정부와 환율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경쟁적인 통화 저평가, 무역과 투자 부분에서 이익을 올리기 위한 환율 조작을 금지하는 강한 규제들을 담은 협상(양해각서)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규제에는 (환율에 대한)투명성과 신뢰성에 대한 강력한 약속들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USTR은 ‘환율 협정’을 한국산 철강 관세 부과 면제보다 위에 올려 놓아 중요한 협상 분야였음을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DC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DC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우리는 한미 양국에 공정한 협상을 원했고 양국 노동자에 훌륭한 합의를 도출했다”는 논평과 함께 “별도의 합의로 한국 정부가 외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환율, 철강 관세 등 한미 간 첨예한 사안들이 FTA 본협상과 사실상 패키지로 논의됐다는 사실을 내비친 셈이다.

이 같은 미국 측의 설명은 우리 정부의 반응과는 상반된다. 정부는 한미FTA 협상에 환율 조작 문제가 포함됐다는 로이터 등의 보도를 부인하면서 “한미FTA 개정 협상에서 환율과 관련된 부속합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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