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민소득 3만달러 눈앞… 가계 몫은 줄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민소득 3만달러 눈앞… 가계 몫은 줄었다

입력
2018.03.29 08:19
0 0

올 3%대 성장땐 선진국 진입

노동소득분배율은 되레 하락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이 2016년 및 2017년 국민계정 추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이 2016년 및 2017년 국민계정 추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선진국 기준으로 여겨지는 3만 달러선에 바짝 근접했다. 올해는 3만 달러 진입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성장 과실의 몫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이익은 큰 폭으로 늘었지만 급여는 찔끔 인상에 그치면서 가계 빚 부담은 계속 늘고 있다. 소득 3만달러 시대가 마냥 반갑진 않은 이유다.

28일 한국은행의 ‘2017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성장률 지표인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보다 3.1% 늘어났다. 지난 1월 발표된 속보치와 같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2014년(3.3%) 이후 2년 연속 2%대에 머물던 성장률은 3년 만에 3%대로 올라섰다. 이날 함께 발표된 ‘2016년 국민계정(확정)’에서 한은은 재작년 성장률을 기존 2.8%에서 2.9%로 올려 확정했다.

우리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돈을 합산한 국민총소득(GNI) 역시 성장률과 동일하게 3.1% 증가했다. 이를 인구수로 나눈 1인당 GNI는 원화 기준으로 3,363만6,000원, 미국 달러 기준 2만9,745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원화로는 151만2,000원(4.7%), 달러로는 2,064달러(7.5%) 늘어났다. 달러 기준 증가율이 원화보다 높은 것은 지난해 원ㆍ달러 환율이 연평균 2.6% 하락(원화 강세)한 영향이다. 가계 구매력과 직결된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은 원화로는 전년보다 73만7,000원(4.1%) 많은 1,874만2,000원, 달러로는 1,058달러(6.8%) 늘어난 1만6,574달러였다.

한은 전망대로 올해도 3%대 성장이 이뤄진다면 무난히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말 기준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를 넘는 국가는 30개국이다. 이 가운데 한국처럼 인구가 5,000만명을 넘는 이른바 ‘3050클럽’은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등 6개국 밖에 없다. 한국이 1인당 소득을 2만 달러대에서 3만 달러대로 올리는데 소요된 기간은 12년으로, 평균(10년)보다 2년 가량 길었다. 그러나 도중에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속도라는 평가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선진국 사례를 보면 3만달러 소득 진입 후 그전엔 등한시된 삶의질이나 환경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경향이 있었다”며 “3만달러 시대 진입은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고 있다는 좋은 지표”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경제 전체의 ‘파이’는 커졌지만 가계에 돌아가는 몫은 되레 줄어들었다. 대표적인 분배 지표로, 국민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노동소득분배율은 전년(63.3%)보다 0.3%포인트 하락한 63.0%를 기록했다. 2014년(62.8%) 이후 최저치다. 이는 국민소득을 가계에 지급되는 급여(피용자보수)와 기업에 돌아가는 몫(영업잉여)으로 나눴을 때 피용자보수보다 영업잉여의 증가율이 높기 때문이다. 급여가 기업의 이익 증가 폭만큼 올라가진 못했다는 이야기다. 국민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소득을 뜻하는 국민총처분가능소득 가운데 가계에 돌아간 비율 역시 2012년(55.6%)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56.0%에 머물렀다.

가계가 성장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면서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 건’으로 꼽히는 가계빚 부담도 커지는 형국이다. 이날 공개된 통계를 활용해 산출한 지난해 가계총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159.8%였다. 가계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소득의 1.6배에 달하는 부채를 지고 있는 것이다. 2014년 136.4%였던 가계부채 비율은 2015년 142.9%, 2016년 154.6%로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