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한화 이글스 시절(왼쪽), LA 다저스 시절(오른쪽)/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19세 고졸 신인 류현진(31ㆍLA 다저스)은 2006년 한화에 입단해 대선배인 구대성(49ㆍ시드니 블루삭스 투수코치)에게 서클 체인지업을 배웠다. 선배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구위를 가다듬은 그는 체인지업을 주무기 삼아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로 거듭났다.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몸에 익혀 위력을 뿜어냈다. 이를 발판 삼아 2013년 꿈에 그리던 미국 진출에도 성공했다.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뛰어든 지 6년 차를 맞았다. 그 동안 류현진은 한국인을 대표하는 메이저리그 투수로 활약했다.
5년 차였던 지난 시즌 막판에는 한계에 부딪혔다. 체인지업을 비롯해 전 구종의 구위가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온 것이다. 올 봄 류현진은 진화를 시도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새로운 구종을 시험한 것이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9피안타 3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다저스의 4-3, 5회 콜드게임승으로 끝났고, 류현진이 승리투수가 됐다.
이로써 류현진은 4차례 시범경기 등판을 모두 마치고 정규시즌을 위한 예열을 마쳤다. 송재우(51) MBC SPORTS+ 해설위원은 이날 경기에 대해 “류현진이 자신의 경기를 펼쳤다. 마지막 시범경기 등판인 만큼 다양한 구종을 시험하며 점검하는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이날 커터를 앞세워 직전 등판인 지난 23일 에인절스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볼배합을 선보였다. 당시 5이닝 동안 총 투구수 75개에 포심 패스트볼과 커브를 중심으로 던졌다면, 이날은 투구수가 86개까지 늘었고 다양한 구종을 구사했다. 송 위원은 “5일 사이 연속으로 같은 팀을 상대하기 때문에 똑같은 투구 내용을 가져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지난 경기에는 안 던졌던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면서 실제로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모습이 보였고, 타자 유형에 따라 커터로 승부를 봤다. 체인지업도 섞어 던지면서 구종을 다양화했다”고 설명했다.
성적보다는 기술의 변화와 완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 류현진의 올 해 시범경기 성적은 4경기 3승 1패, 15⅓이닝 13실점(12자책) 23피안타(2홈런) 13탈삼진, 평균자책점 7.04이다. 송 위원은 “성적만 보고는 부진했다고 평가할 수 없다. 투구 내용은 아주 좋다. 제구력도 워낙 좋은 선수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1회 초는 삼자범퇴로 출발했다. 첫 타자 잭 코자트를 시작으로 마이크 트라우트, 저스틴 업턴을 모두 외야 뜬공으로 잡았다. 2회에는 연거푸 안타 3개를 맞아 2점을 내줬다. 3회에도 안타 2개를 맞고 무사 1, 3루 위기를 맞았으나 업턴을 초구 체인지업으로 2루수 뜬공 아웃시켰다. 이후 푸홀스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추가로 1점을 내줬다. 4회에는 2사 1, 2루 상황에서 중견수의 다이빙 캐치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5회에는 1사 1, 2루 상황에서 마이클 헤르모실로를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새 시즌 류현진이 더 강력해진 신무기로 실전 무대에서 효과를 볼지 기대를 모은다. 류현진은 4월 3일 애리조나를 상대로 정규시즌 첫 등판을 기다리고 있다. 다저스는 30일부터 샌프란시스코와 개막 4연전에 1~4선발인 클레이튼 커쇼(30)-리치 힐(38)-알렉스 우드(27)-마에다 겐타(30)가 선발 마운드에 오르고 류현진이 그 뒤를 잇는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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