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을 ‘미친개’로 표현해 경찰들의 거센 반발을 산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이 27일 시민에게 고발 당했다. 장 대변인은 직후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으나 경찰들의 분노가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시민 신모씨는 27일 오후 5시쯤 장 대변인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접수했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법 위반 혐의다. 신씨는 ‘경찰 수사권 독립은 일부 부정부패한 경찰을 우선 처벌하고 나서 이뤄져야 한다’고 인터넷을 통해 주장하던 인물이다.
신씨는 ‘장 대변인의 행위는 단순한 모욕과 명예훼손이 아닌 허위사실 유포를 통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행위’라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으로서 국익에 반하는 행위이자 대한민국 15만 경찰과 가족, 국민에게까지 정신적 피해를 줬다’고 고발장에 적었다. 그는 ‘피고발인의 위법행위를 상세히 밝혀 다시는 이런 망언과 허위사실 유포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받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장 대변인은 이날 오후 11시20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거친 논평으로 마음을 다치신 일선 경찰 여러분께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 전체를 대상으로 한 논평이 아니라 울산경찰청장을 비롯한 일부 정치경찰을 명시한 것’이라며 ‘경찰이 국민의 공복으로 더 사랑 받기 위해선 권력을 추종하는 정치경찰들을 반드시 추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장 대변인은 한국당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이 압수수색을 당하자 22일 “경찰이 급기야 정신줄을 놓았다.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이후 경찰의 강한 반발에도 줄곧 강경한 자세였다. 25일만 해도 장 대변인은 “굴복하지 않고 국민들을 위해서 어떤 것이 정의고 올바른 길인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공정하게 일할 것”이라고 맞섰다.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의 해명에 대해서도 “변명일 뿐, 이들에게는 막말도 아깝다”고 강하게 공격했다.
장 대변인이 자세를 바꿔 사과했지만 경찰들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경찰 처우 개선을 위한 모임인 ‘경찰인권센터’ 페이스북에는 회원들의 불만글이 게시됐다. 모OO 회원은 ‘정식 브리핑으로 상처를 주고 이제 와서 SNS로 삐죽, 그것도 일부만 사과한 것이 사과인가’라는 글을 올렸다. 이 밖에도 ‘진정성 1도 없는 사과’(미OO), ‘장 의원도 후회가 많을 듯하지만 사과는 그리 하는 것이 아니다’(태OO) 등의 글이 이어졌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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