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와 경기 도중 고개를 숙이고 있는 한국의 손흥민./사진=KF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신태용호는 유럽 원정 2연전(북아일랜드ㆍ폴란드)을 통해 ‘손흥민(26ㆍ토트넘) 활용법’을 다시 고민해야 할 것이다.”
28일(한국시간) 폴란드와 평가전이 열린 폴란드 호주프 현지에서 한국의 2-3 패배를 바라본 장지현(45) SBS 축구해설위원은 “후반 막판 잇따라 2골을 넣은 것은 희망적인 부분이다”라면서도 손흥민, 김신욱(30ㆍ전북현대) 등 최전방 공격 자원의 활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신태용(48)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이날 손흥민의 자리를 바꿔가며 ‘실험’을 했다. 초반에는 원톱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폴란드의 수비진은 손흥민을 에워싸면서 동선을 차단했다. 탄탄한 피지컬의 수비진은 손흥민을 지치게 만들었고 손흥민은 이후 공을 제대로 잡아보지도 못했다.
손흥민은 전반 막판 황희찬(22ㆍ잘츠부르크)의 교체 출전으로 측면으로 이동하자 움직임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2선으로 빠져 공격의 부담이 적어지면서 경기력은 다시 좋아졌다. 폴란드 수비는 중앙 원톱 황희찬, 권창훈(24ㆍ디종)에게로 분산됐다. 손흥민은 전반 40분 중앙에서 상대 수비 라인을 흔든 후 황희찬의 왼쪽 측면 공격을 이끌어냈다.
0-2로 뒤져 패색이 짙어진 경기 종료 직전 한국이 보다 공격적인 전술을 꺼내 들자 이창민(후반 40분)과 황희찬(후반 42분)이 기록한 2골에 모두 관여하는 등 펄펄 날았다. 이창민(24ㆍ제주 유나이티드)의 중거리 슛을 도왔으며 황희찬의 동점 골도 시작은 손흥민이었다. 그는 킬패스로 왼쪽 페널티지역을 돌파한 박주호(31ㆍ울산 현대)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내줬다. 박주호는 중앙으로 쇄도한 황희찬에게 공을 넘겼고, 황희찬이 골로 마무리했다.
손흥민의 원톱 카드가 크게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은 이미 꾸준히 증명돼 왔다. 손흥민이 대표팀보다 토트넘에서 크게 활약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조력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준희(48) KBS 축구해설위원은 “대표팀에는 토트넘의 해리 케인(25), 크리스티안 에릭센(26) 같은 선수들이 부재하다.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더 나은 활약을 보이려면 본인과 동료 모두가 빠른 템포의 오프 더 볼 움직임, 패스워크로 풀어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하기까지는 3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신 감독은 손흥민 활용법에 대한 고민을 서둘러 마무리 지을 필요가 있다. 장지현 위원은 “월드컵 본선에서는 이창민처럼 중거리 슛으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등 여러 유형의 선수들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역할 정리가 시급하다.
이날 후반 17분 교체 투입돼 황희찬과 투톱을 이룬 김신욱은 공격 난조를 보였다. 지난 4차례의 평가전에서 4골을 기록한 그는 유력한 ‘손흥민 파트너’ 후보로 꼽혔으나, 이날 움직임이 좋지 못하면서 다시 물음표가 달렸다. 또 다른 후보였던 이근호(33ㆍ강원)와 구자철(29ㆍ아우크스부르크)은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이번 유럽 원정에서 점검을 받지 못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황)희찬이가 들어오면 서로 좋아하는 플레이가 뭔지 안다"며 "(투톱 전술을) 좀 더 세밀하게 하면 한 단계 업그레이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신태용호의 공격 전술에 힌트를 제시했다. 장지현 위원은 “신태용 감독은 수비 전술을 내세우기 보다는 공격적인 맞대결로 가는 전술에서 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거들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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