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펠레스코어가 나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한국 59위)인 폴란드를 상대로 나쁘지 않은 결과다. 하지만 ‘주포’ 손흥민(토트넘)의 골 침묵이 이어졌고 고질인 수비 불안도 여전했다.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신태용호에 여전히 숙제가 많다는 사실을 보여준 경기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러시아 월드컵에서 맞붙을 독일을 가상한 폴란드와 대결에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28일(한국시간) 폴란드 호주프 실레시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전반에만 두 골을 허용한 뒤 후반 41분 이창민(제주)의 만회골과 42분 황희찬(잘츠부르크)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지만 후반 추가 시간에 지엘린스키에 결승골을 헌납하며 2-3로 패했다.
신태용 감독은 폴란드를 맞아 손흥민을 최전방에 세우고 이재성(전북), 권창훈(디종)을 좌우 날개로 배치하는 3-4-3 전형을 들고 나왔다. 월드컵 본선에서 독일과 같은 최강 팀을 만났을 때 수비를 단단히 한 뒤 역습으로 한 방을 노리는 전술을 시험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수비진에는 왼쪽부터 김민재(전북), 장현수(FC도쿄), 홍정호(전북)가 늘어섰고 좌우 윙백에 박주호(울산)와 이용(전북), 중앙에 기성용(스완지시티), 정우영(빗셀고베)을 기용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빗셀 고베)가 지켰다.
이에 맞선 폴란드는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레반도프스키를 원톱으로 내세웠다.
폴란드는 전반 32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그로시츠키가 크로스를 올렸고, 레반도프스키가 골 지역 중앙에서 솟구쳐 올라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틀며 그물을 갈랐다. 선제골을 허용하기 10분 전에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레반도프스키가 날카로운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김승규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한국이 수 차례 좌우 양쪽에서 잇달아 크로스를 허용한 게 결국 화근이 된 셈이다.
신 감독은 전반 37분 수비수 김민재를 빼고 공격수 황희찬을 교체 투입하며 4-4-2 포메이션으로 바꿨다. 그러나 포백 수비가 채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 역습 한 방에 또 무너졌다. 전반 추가시간 그로시츠키가 후방에서 패스를 받아 수비수 뒷 공간을 돌파한 후 왼발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뽑았다.
후반에도 좀처럼 돌파구룰 찾지 못하던 한국은 교체로 들어간 이창민이 종료 4분 여를 남기고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시원하게 골망을 갈랐다. 이어 1분 뒤 손흥민-박주호로 이어진 패스를 황희찬이 왼발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완전히 한국에 흐름이 넘어온 상황이었지만 수비 불안이 또 다시 발목을 잡았다. 후반 추가 시간에 지엘린스키에 왼발 결승골을 헌납했고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지난 24일 스웨덴을 가상한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에서 1-2로 진 한국은 유럽 원정 평가전을 2패로 마무리 했다. 지난 해 10월 러시아(2-4 패), 모로코(1-3 패)전을 포함하면 4차례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4전 전패다.
대표팀은 29일 귀국해 일단 해산한 뒤 5월 21일 다시 소집해 국내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5월 28일 온두라스, 6월 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경기를 통해 전술을 점검하고 몸 상태를 확인한다. 평가전 장소는 결정되지 않았다.
이어 6월 3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출국한다. 이곳에서 6월 7일 볼리비아, 11일 세네갈과 비공개 연습경기를 치러 마지막 점검에 나선 뒤 6월 12일 러시아 내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한다.
한국은 6월 18일 오후 9시 니지니노보고로드 스타디움에서 러시아 월드컵 F조 스웨덴과 1차전을 치른다. 멕시코와 2차전은 24일 0시 카잔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리고 독일과 3차전은 27일 밤 11시 카잔 아레나에서 펼쳐진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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