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민병헌(오른쪽), 두산 양의지/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롯데 민병헌(31)이 '새 유니폼' 적응에 한창이다. 늘어난 원정 이동 거리와 이제는 '적'이 된 친정팀까지 낯선 것들 투성이다.
민병헌은 27일 두산전을 위해 잠실구장을 찾았다. 2006년 프로 데뷔 후 지난해까지 줄곧 홈구장으로 사용하며 수없이 드나든 곳이지만 이날 만큼은 기분이 특별했다. 롯데 이적 후 첫 방문이었기 때문이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민병헌은 "LG전에서 3루 더그아웃을 사용할 때와는 기분이 색다르다. 너무 어색하다"며 멋쩍어했다.
프로 데뷔 후 줄곧 한 팀에서만 뛰었던 민병헌은 지난 겨울 변화를 택했다. FA(프리 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4년, 80억원에 롯데와 계약했다. FA 대박을 친 만큼 부담감도 생겼다. 수도 없이 선 타석이지만 새 팀에서 맞은 첫 경기의 긴장감은 달랐다. 민병헌은 지난 24일 SK와의 개막전을 떠올리며 "첫 경기에서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너무 컸다"고 털어놨다.
새롭게 만난 롯데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그는 당시 1번 타자 중견수로 나섰지만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민병헌은 "국가대표 경기 때보다 몸이 더 굳었다. 안타를 쳐야 겠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다"며 "앞에서 (한)동희, (나)원탁이가 안타를 치고 나가니 '어린 선수들도 하는데 난 뭐하고 있는 거지' 싶은 생각이 들어서 더 초조해지더라. 공도 잘 보이지 않았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25일 경기도 초반까지 쉽게 풀리지 않았다. 민병헌은 "7타수 무안타 정도가 되니 오히려 더 내려놓게 되더라. 그 이후에 안타 2개를 쳐서 좀 괜찮아졌다"며 웃음지었다.
아직은 낯선 부분이 더 많다. 부산 사직구장을 홈으로 쓰는 롯데는 시즌 중 이동 거리가 가장 멀다. 민병헌은 "부산에서 인천을 가면서 실감을 했다. 5시간 30분이 걸리더라. 자도, 자도 도착을 안 하더라"며 혀를 내두르곤 "이동할 걸 생각해서라도 체력 관리를 더 잘해야 겠다"고 말했다.
반가운 친정팀 두산과는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만나 가볍게 인사를 나눴다. 경기 전 라커룸은 찾아가지 않았다. 민병헌은 "오늘 가서 얼굴을 보면 기분이 이상할 것 같더라. 경기에도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라커룸을 가지 않았다"며 "내일이나 모레 가서 다시 인사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10년을 넘게 한 팀에서 뛰었지만 그라운드에선 꼭 이겨야 하는 상대가 됐다. 민병헌은 "승부는 승부다. (장)원준이 형이나 (유)희관이 형, (이)용찬이 공을 상대하면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다"며 "안타를 못 치면 놀릴 것 같아서 꼭 안타를 쳐야 할 것 같다"며 눈을 빛냈다.
하지만 '다짐'은 지켜지지 않았다. 민병헌은 이날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침묵했다. 팀도 0-5로 패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잠실=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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