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지지율과 與 지지율 차이
지난달 14%P서 이달 2%P로
계속 될 땐 與 퇴진 요구 가능성
사학스캔들로 궁지에 처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운명을 가늠케하는 지표인 ‘총리 프리미엄’이 최근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총리 프리미엄은 총리의 인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여론조사 상 내각 지지율에서 여당 지지율을 뺀 수치다. 아베 내각의 총리 프리미엄이 지난달 대비 급락한 가운데 사가와 노부히사(佐川宣寿)전 국세청 장관은 27일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재무성의 문서조작과 관련해 아베 총리의 지시나 관여가 없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23~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42%로 지난달 대비 14%포인트 급락했다. 같은 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율은 40%로, 총리 프리미엄은 2%포인트였다. 내각 지지율 56%, 자민당 지지율 42%였던 지난달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총리 프리미엄은 12%포인트 하락했다. 2012년 12월 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평균 내각 지지율 55%, 평균 총리 프리미엄 12.1%포인트였던 점을 감안할 때 지난 한달 간 ‘여당은 지지하지 않지만 내각은 지지하는’ 무당파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장기 집권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총리는 재임 중 평균 내각 지지율 52%, 평균 총리 프리미엄 9.5%포인트를 기록했으나, 아베 총리와 차이가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집권 초 총리 프리미엄이 39%포인트에 달했으나 이후 내각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방북 등을 통해 회복했다. 이처럼 고이즈미 프리미엄은 개인기가 원천인 반면 아베 프리미엄은 약체 야당의 수혜를 입었다는 지적이다. 실제 고이즈미 내각 당시 제1야당이었던 민주당은 평균 지지율이 20%였다. 반면 아베 내각은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평균 지지율은 9%에 불과해 무당파의 소극적 지지를 얻기 유리한 환경을 갖고 있다.
그러나 무당파의 이탈이 지속될 경우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앞서 아베 내각이 위험한 국면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내년에는 통일지방선거와 참의원 선거가 있어 여당에서도 ‘선거의 얼굴’인 총리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내각 퇴진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 총리는 임기 5년을 보장 받는 우리나라 대통령과 달리 내각 지지율이 30% 아래로 떨어지면 총리 사퇴 및 조기 총선 여론이 형성된다.
한편 재무성의 문서조작이 이뤄진 지난해 2월초~4월 재무성 이재국장을 맡았던 사가와 전 국세청 장관은 이날 참의원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문서조작은 총리관저에 보고하지 않았고 재무성 이재국에서 이뤄졌다”고 답했다. 사가와 전 장관은 아베 총리 부부 등 윗선의 지시가 없다고 답변했으나, 이날 국회 주변에서는 시민들이 “아베 총리는 책임져라”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 집회를 여는 등 정국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도쿄=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