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안철수 위원장께 빨리
서울시장 결심 하라고 했는데…”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미래당의 실질적 ‘투톱’인 유승민 공동대표와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나란히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첫날부터 투톱의 신경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이들의 동반 출격이 바른미래당 지지율을 견인하는데 얼마만큼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유 공동대표는 26일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를 찾아 천안함 피격 8주기 행사를 마친 뒤 대전에서 열린 시당 개편대회에 참석했다. 대전에서는 지난 18일 당의 전면에 복귀한 안 위원장과 처음으로 한 자리에 섰다.
이 자리에서 유 공동대표는 “국토의 중심인 대전과 충청에서 올바르고 새로운 정치를 펼쳐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도 “우리나라 지역통합을 대표하는 대전에서 깨끗하고 유능한 지방정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둘 사이에 묘한 신경전도 연출됐다. 유 공동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진영 전 최고위원의 서울시장 출마로 경선을 실시해야 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안 위원장께 제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빨리 좀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하시라 얘기했는데”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장 전 최고위원 출마를)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며 상황에 따라 경선을 치를 수밖에 없다는 뜻도 내비쳤다. 안 위원장을 향한 이 같은 압박에 당 내부에서는 시당 개편대회가 마무리 된 직후인 다음달 5일 이후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 나온다.
반면 유 공동대표는 자신의 지방선거 차출설과 관련해서는 쐐기를 박았다. 그는 “어제 (당 관계자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제 입장을 분명하게 얘기했다. 저는 출마하지 않는다”며 “제 출마에 대해 얘기를 해왔던 분들한테 그 발언을 앞으로 좀 하지 마라. 그렇게 어제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유승민-안철수를 전면에 내세운 바른미래당이지만,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지난주부터 이어진 안 위원장의 인재영입을 두고도 당 안팎에서 ‘이삭줍기’ 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학규 전 국민의당 고문과 정의화 전 국회의장,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등 ‘올드보이’ 영입설이 제기되는 것도 고육지책의 일환이란 평가다. 이들의 영입과 관련해 유 공동대표는 “그런 얘기가 나온 건 사실인데 그 분들의 입장을 배려해 우리가 좀 조용히 노력하는 식으로 얘기가 됐다”며 “그런 분들이 바른미래당을 도와줄 수 있으면 좋으니 그런 노력은 저나 박주선 공동대표나 안 위원장이 같이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고 여지를 뒀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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