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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내륙 연계 해양관광도시 비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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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내륙 연계 해양관광도시 비상한다

입력
2018.03.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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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천년의 역사와 설화 깃든 곳

탁 트인 해안선 따라 걷는 숲길

명품 복합 문화체험공간으로 조성

어민소득증대 사업도 병행 추진

최양식(오른쪽 2번째) 경주시장 등이 감포 앞바다에서 전복양식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경주시 제공
최양식(오른쪽 2번째) 경주시장 등이 감포 앞바다에서 전복양식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경주시 제공

경북 경주시가 해양관광도시를 선언했다. 44㎞, 110리나 되는 동해안 해안선과 이곳에 깃든 역사문화 유적과 얘깃거리를 활용해 명품 관광코스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경주시에 따르면 경주의 해안선은 울산 경계인 양남면에서 포항시 장기면 경계 감포읍까지 약 44㎞에 달한다. 문무대왕수중릉 양남주상절리 감은사지 이견대 등 곳곳에 해양관련 유적이 있다. 신라시대 때 용으로부터 영험한 대나무를 얻어 만든 피리를 불면 적군이 물러나고 병이 나으며 가물 때 비가 오고, 장마 때 비가 그치는 등 온갖 우환을 물러나게 해 준다는 만파식적의 설화 등 얘깃거리가 무궁무진한 곳이다. 감포전복과 자연산미역 등 각종 해산물도 풍부한 곳이기도 하다.

신라 때는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을 관장하는 행정기관인 선부(船府)를 설립한 역사도 있다.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은 선왕인 태종무열왕(제29대) 때 바다와 관련된 해양업무를 관장하는 직책인 파진찬(波診湌)에 임명돼 신라의 바다를 지켰다. 죽어서는 신라를 지키는 동해의 용이 되겠다고 유언하고 수중릉에 안장돼 호국의 상징이 됐다.

경주시는 이 같은 신라의 해양개척정신과 문무대왕의 호국정신을 계승발전하고, 불국사와 석굴암, 첨성대 등 내륙 관광지를 연계한다면 세계 최고의 명품관광명소로 부상할 것으로 판단했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경주 관광객 2,000만 시대는 해양관광객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경주 동해안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관광과 체험, 휴양을 할 수 있는, 경주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경주시는 우선 다양한 해양자원과 해안관광 활성화에 주력키로 했다. 해안지역 개발을 위한 해양복합공간조성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기반으로 어민 소득증대와 관광 활성화 등 신해양 관광르네상스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잘 보존해 온 해양공간을 복합적으로 활용, 지역 주민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나아가 지역경제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감포 일대 관광개발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감포읍 승격 80주년인 해다. 2020년이면 개항 100주년이다. 감포항 랜드마크로 송대말등대 문화콘텐츠 공간 조성이 본격화한다. 조형등대, 송림, 등대 가는 길, 옛 등대를 리모델링한 문화공간과 소공연장 설치, 양어장식 낚시터를 복원한 관광낚시체험공간, 어촌체험마을 프로그램 다변화 등을 추진 중이다.

해변테마거리인 탈해왕릉길도 경주 해양관광의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 길은 양남면 읍천리에서 나아리까지 1.4㎞ 구간으로, 주상절리 파도소리길로 연결된다. 해수트레킹시설, 해수족욕체험장, 농수산물야외 판매장 등을 갖춘다. 신라의 철기문화를 이끈 석탈해왕을 테마로 하고 있다. 지난해 1단계 210m 구간을 개통했고, 올해 나머지 구간을 완료할 계획이다.

동시에 직접적인 어민소득증대 사업도 병행한다. 불법어로 지도단속과 적조 예찰, 해양오염사고 등에 대비하기 위해 70톤급 해양복합행정선도 연내에 진수시킬 예정이다. 노후 수협위판장 자리에 수산물거점유통센터를 건립한다. 단순 위판을 넘어 위생처리, 가공, 유통까지 생산자중심의 유통체계를 구축한다.

'해양문화수도'까지 넘보는 경주시는 전통적인 해양문화자산에다 첨단과학을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문무프로젝트에 나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호국의 상징인 문무대왕릉과 주변을 해양과 과학,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꾸민다는 복안이다. 타당성 조사용역이 진행 중으로, 국립 문무대왕 해저 미래관, 문무대왕 상징화사업, 청소년 바다학교, 해양레포츠 관련 시설 등을 구상 중이다.

이밖에 감포항 개항 100주년 기념공원, 기념관, 적산가옥의 관광자원화 등 다양한 해양관광 르네상스 정책이 추진 중이다.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경주시는 어항 수준인 감포항을 연안항으로 승격,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를 거점으로 제주 일본 중국 등 해양도시와 통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면 경주는 단순히 신라의 문화유적만을 한번 보고 스쳐가는 관광이 아닌, 해양관광의 메카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올 한해 풍부한 역사와 문화, 자연지원을 활용한 경주만의 가치를 기반으로 신해양시대 동해안발전전략을 차질없이 추진해 세계 속의 경주로 비상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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