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근 신임 국립오페라단장
“한국적 레퍼토리 개발 힘쓰겠다”
“오페라는 종합예술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전제는 소통과 대화입니다. 국립합창단, 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의전당 등 국립 예술단체들과 소통으로 최상의 공연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지난달 9일 임명된(51) 윤호근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취임기자간담회를 열고 오페라단 운영 방침을 밝혔다. 윤 단장은 “소통을 통해 오페라단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윤 단장 임명 전 국립오페라단 단장은 김학민 전 단장의 사임 이후 7개월 간 공석이었다.
윤 단장은 독일 만하임 국립음대에서 피아노와 지휘를 공부하고 1999년 독일 기센시립극장에서 지휘자로 데뷔했다. 2009~2012년에는 독일 베를린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극장)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부지휘자를 역임했다. 독일 오페라에 정통한 이력을 가졌지만 윤 단장은 앞으로 한국적 오페라 레퍼토리 개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독일에서 12년 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동료들이 한국의 오페라가 무엇이냐고 정말 많이 물었어요. 저는 제가 유럽화됐다고 생각했지만 현지에서는 여전히 저를 ‘한국인’으로 봤죠. 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2012년부터는 한국을 오가며 한국 오페라 시스템에 적응해 왔습니다.” 그는 2014년 서울시립오페라단 ‘달이 물로 걸어오듯’을, 지난해에는 국립오페라단의 ‘봄봄 동승’을 지휘하는 등 국내 창작오페라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보여 왔다.
유럽 오페라극장 경험과 주요 레퍼토리 지휘 이력이 윤 단장의 강점이지만 그는 “부임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국립오페라단의 단장인 만큼 고민의 중심에 관객을 두겠다는 말이었다. “오페라는 예술성뿐만 아니라 한 시대의 정신을 반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오페라가 아니라 관객이 좋아하는 오페라를 올릴 생각이에요. 사회가 어떤 걸 요구하는지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심층적으로 고민해 레퍼토리를 정해야지요.”
윤 단장은 민간 오페라단과의 교류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첫 작품으로 프랑스 작곡가 마스네의 ‘마능’을 다음달 5~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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