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ㆍ국방 2+2 차관급협의체 신설
군사협력 관련 MOU 수정 전망
文대통령 “잡음 있었으나 양국 관계 훼손 없어”
원전 분야 협력도 재확인
중동 지역 핵심 파트너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외교관계가 ‘전략적 동반자’에서 ‘특별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된다. 지난해 말 불거졌던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당시 비밀 군사협정 문제도 ‘한ㆍUAE 외교ㆍ국방 2+2 차관급 협의체’ 신설 합의로 완전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다.
베트남ㆍUAE를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한국은 인도, 인도네시아와 각각 2015년, 2017년에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바 있다. 지역 강국인 두 나라만큼 UAE도 중동에서 한국의 핵심 외교우방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뜻이다.
특히 이번에 신설된 외교ㆍ국방 차관급 협의체는 지난해 12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UAE 특사 방문 결과와도 맞물려 관심을 끈다. 임 실장 방문 후 정치권에서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주 관련 의혹이 제기됐고, 모하메드 UAE 왕세제의 핵심 측근이자 UAE 2인자인 칼둔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지난 1월 방한하면서 갈등은 봉합됐다. 신설된 협의체에서 과거 정부의 비밀 군사협력 양해각서(MOU) 수정ㆍ보완 작업을 진행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 방문에 맞춰 임종석 실장도 UAE에 도착해 24일 칼둔 청장과 의제를 사전 조율했고, 이날 정상회담까지 배석했다. 통상적으로 대통령 해외 순방 시 비서실장은 국내에서 돌발 상황에 대비하지만, 이번에는 UAE와의 협력 중요성을 감안해 임 실장이 이례적으로 문 대통령을 수행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지난번 잡음이 일긴 했으나 두 나라 관계가 훼손되지 않았고, 오히려 국민들 사이에서 양국의 국방협력 분야에 대한 공감을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또 양국 간 문제가 생길 경우 임종석-칼둔 두 사람이 해결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원전 분야 협력도 확인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원전이 두 나라 사이 협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데 확고한 공통의 의지를 두 정상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원전은 우리나라가 미국으로부터 도입해서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수출까지 하게 됐는데 UAE도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양국의 국방협력, 방위산업과 관련해서도 “단순한 기술 이전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같이 개발하고 생산을 해서 제3국으로 진출하는 방법까지 협력하겠다”고 문 대통령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어 열린 모하메드 왕세제 주최 공식 오찬에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류진 풍산 회장 등 14명의 한국 경제인과 함께 참석했다. 또 오후에는 칼둔 행정청장과 술탄 알 자베르 국무장관 겸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 사장을 함께 접견하고 원자력ㆍ에너지 분야 협력 증진 방안을 협의했다. 저녁에는 UAE 동포 만찬 간담회도 가졌다.
아부다비=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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