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전국을 강타한 고농도 미세먼지의 원인은 대기정체다. 중국에서 유입된 미세먼지가 이후 북상한 고기압으로 정체된 대기 속에 갇힌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26일에는 전날 중국을 덮친 스모그까지 몰려올 전망이다.
25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전날인 24일 우리나라가 고기압 가장자리에 있을 때 남서풍이 불면서 중국 상하이와 장쑤성 일대의 미세먼지가 국내에 유입됐다. 24일 밤부터는 고기압이 북상하면서 우리나라는 고기압 중간에 위치, 대기가 정체됐고 여기에 국내 대기오염물질이 쌓이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높아졌다. 더욱이 안개가 끼고 습도마저 높아지자 미세먼지에 오염물질이 엉겨 붙기 쉬워지면서 미세먼지 농도를 높였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26일은 다시 고기압 북쪽에 위치하면서 오후부터 다시 중국 발 미세먼지가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25일 중국에서 기승을 부린 스모그가 26일 우리나라에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25일 중국 날씨정보 사이트 중국천기망(中國天氣網)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장쑤성 쉬저우의 공기질량지수(AQI)가 한때 312를 기록하면서 최악의 수준을 나타냈다. AQI는 오존, 미세먼지,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이산화질소의 농도 등을 측정하여 계산하는데 301 이상이면 가장 높은 6급(매우 심각한 오염)에 달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6일 서울ㆍ강원영서ㆍ충북은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보통’으로 예상되지만 보통으로 예상되는 지역에서도 오전과 밤에 ‘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날 수 있겠다고 예보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6시~오후 9시까지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다. 수도권 3개 시ㆍ도에 위치한 7,650개 행정ㆍ공공기관 소속 임직원 52만7,000명은 차량 2부제를 의무적으로 적용 받는다. 행정ㆍ공공기관이 운영하는 107개 대기배출 사업장은 단축 운영을 하고, 476개 건설공사장은 공사시간 단축, 노후건설기계 이용 자제, 살수차량 운행과 같은 미세먼지 발생 억제조치를 시행하게 된다. 서울시는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는 동안 공공기관 주차장 360곳을 전면 폐쇄할 예정이다. 단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무료 정책은 실효성 논란 후 지난달 27일 폐기됐다.
김종률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때는 야외활동을 가급적 자제하고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행동요령을 따라 줄 것”을 당부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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