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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 어록' 이어 '시진핑 어록'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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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 어록' 이어 '시진핑 어록' 등장

입력
2018.03.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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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장기집권을 추지하고 있는 가운데 26일 베이징의 한 서점에 시진핑의 저서가 진열되어 있다. EPA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장기집권을 추지하고 있는 가운데 26일 베이징의 한 서점에 시진핑의 저서가 진열되어 있다. EPA 연합뉴스

절대권력을 확립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을 모은 소책자가 등장했다. 그 디자인과 형식이 '마오 주석 어록'과 똑같아 마오쩌둥(毛澤東) 절대권력 시대를 떠오르게 하고 있다.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은 최근 중국군 북부전구(戰區)의 한 기갑부대가 '시 주석 어록'을 발간해 일선 장교와 병사들의 학습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24일 전했다.

진한 분홍색 표지의 이 소책자는 금박으로 새겨진 시 주석의 흉상과 함께 '시 주석 어록'이라는 제목이 붙여져 있다. 군 통수권자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서 '주석'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책자 안에는 '일선 관병 학습판'이라는 설명과 '보병 제204여단 포병연대 정치처(處)'가 편찬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시 주석이 그간 중국몽(中國夢), 강군(强軍) 비전, 군중노선, 반부패 청렴, 근검절약, 자아비판 등과 관련해 행한 발언들을 수록한 113쪽짜리 소책자다.

무엇보다 이 어록의 디자인 양식은 1960년대 대량으로 출간돼 배포된 '마오 주석 어록'과 같다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된다. '마오 주석 어록'도 군에서 처음 발간돼 사용됐다는 점도 똑같다. 마오쩌둥의 강연과 지시, 연설 등에서 중요한 부분을 뽑아 펴낸 이 선집은 표지가 빨간 색으로 돼 있어 중국에서는 '홍보서'(紅寶書)로, 해외에서는 '작은 빨간 책'(Little Red Book)으로 불렸다. 당시 중국인 모두가 지녀야 했던 이 어록집은 정부와 민간을 통틀어 총 50억부가 인쇄돼 성경과 함께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서적으로 꼽힌다.

이번에 등장한 '시 주석 어록'은 중국 관영매체에는 출간 소식이 나타나지 않아 중국군의 공식 편찬 작업을 거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번 어록집에 앞서 다른 형태의 시 주석 선집이 등장한 바 있다. 지난 2014년 중앙선전부가 '시진핑 총서기의 중요 강화 독본' 증보판을 발간한 바 있다. 작년 11월에는 저장(浙江)공업대 화공학원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진핑 어록' 소책자를 자체 발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을 추앙하는 이 같은 복고적인 선전 행태가 실제로는 시진핑 절대권력을 풍자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최근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관영 매체 사이에서 시 주석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도 마오쩌둥 시대를 연상시키는 어록집의 출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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