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새로운 자이언트 판다곰의 대여를 중국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고베(神戶)시나 센다이(仙台)시 동물원에 유치할 것을 염두에 두고 중일평화우호조약 40주년인 올해 양국관계 개선의 상징으로 판다를 띄우는 전략을 구상 중이다. 중국측도 중일관계 개선을 위한 움직임으로 간주해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장관이 지난 1월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회담할 때 판다 대여를 요청했다. 판다는 중국 쓰촨(四川)성 등의 야생개체를 제외하면 중국이나 세계 각국 동물원과 연구시설에 약 520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일본엔 도쿄 우에노(上野)동물원에 3마리, 와카야마(和歌山)현 시라하마초(白濱町) 어드벤처월드에 5마리, 고베시립왕자동물원에 1마리 등 9마리가 있다.
일본 정부는 새로운 판다 사육시설로 고베왕자동물원과 센다이시 야기야마(八木山)동물공원을 상정하고 있다. 왕자동물원은 암컷 ‘탄탄(旦旦)’ 1마리 밖에 없어 번식을 위해 수컷을 확보해야 할 절실한 상황이다. 도호쿠(東北) 지방에 있는 야기야마동물공원의 경우 동일본대지진(2011년 3월) 피해민의 치유와 응원 차원에서 판다를 기대한다. 일본 정부는 올해 안에 중국으로부터 판다를 빌려주겠다는 허락을 받아내 일본 외교의 최대현안인 중일관계 개선의 상징으로 띄운다는 태세다.
안 그래도 일본에선 작년 6월 도쿄 우에노동물원에서 탄생한 ‘샨샨(香香)’덕에 판다 인기가 대열풍이다. 일본은 샨샨의 부모인 리리와 신신을 2011년 95만 달러(10억2,000만원)를 주고 중국에서 대여했으며, 샨샨 역시 소유권은 중국 측에 있다.
판다는 세계적으로 희소가치가 매우 높아 중국의 외교도구로 활용된다. 판다는 희귀동물보호를 위한 ‘워싱턴 조약’으로 상업목적의 국제거래가 규제되고 있지만 번식과 생태 연구목적의 임차는 가능하다. 샨샨은 생후 2년이 되면 중국에 돌려줘야 한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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