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O리그에 등록된 외국인 선수는 대체 선수를 포함해 37명이었다. 하지만 이들 중 올 시즌 소속팀에 그대로 남은 선수는 14명뿐이다. 더스틴 니퍼트(37)와 조쉬 린드블럼(31)은 kt와 두산으로 각각 소속팀을 옮기며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나머지 21명의 선수는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 2년 동안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데이비드 허프(34)와 윌린 로사리오(29)는 일본행을 택했다. LG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던 허프는 야쿠르트로, 한화에서 주축 거포 역할을 맡았던 로사리오는 한신으로 나란히 팀을 옮겼다. 허프는 지난 21일 요미우리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해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는 등 3경기 평균자책점 0.90을 기록하며 일본 야구에서도 가능성을 보였다. 반면 시범경기에서 26타수 4안타(0.154)의 초라한 성적을 거둔 로사리오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덜 된 모습이었다.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진 선수들도 있다. 2017시즌 KBO리그를 거친 외인 중 가장 먼저 빅리그행의 청신호를 켠 이는 지난해 한화 소속이었던 알렉시 오간도(35)다. 클리블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오간도는 현재까지 시범경기에 9번 나서 1.8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테리 프랑코나 클리블랜드 감독도 “좋은 구위를 갖고 있다”며 오간도를 불펜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혀 지난해 KBO리그를 거쳐 간 외인 중 가장 먼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지난해 5월 kt와 결별한 조니 모넬(32)은 탬파베이와, 같은 팀 소속이었던 돈 로치(29)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계약을 맺으며 미국 무대에 복귀했다. 넥센에서 뛰던 션 오설리반(31)은 워싱턴 유니폼을 입었다. 이들 모두 마이너 계약에 그쳐 빅리그 무대를 위해선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하지만 시범경기에 나선 모넬은 1할대 타율에 그쳤고, 로치와 오설리반은 경기에 나서지도 못하고 있어 이들의 빅리그 진입은 불투명해 보인다.
한편 지난해 3월 롯데에 대체 선수로 왔다가 4개월 만에 방출된 닉 애디튼(31)은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올해 초 대만 프로야구 중신 브라더스로 복귀했다. 중신은 애디튼이 롯데에 오기 직전까지 몸담았던 팀이다. LG에서 활약하던 루이스 히메네스(30)는 도미니카의 아길라스 시베냐스에서 뛰며 지난해 컨디션 점검 차 윈터리그를 찾았던 강정호(31)와 잠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아직 소속팀을 구하지 못한 에릭 해커(35)는 본인의 소셜 미디어에 훈련 영상을 꾸준히 올리며 개막 이후 부진한 외인의 자리를 채울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NC 에이스 역할을 했던 해커는 팀의 재계약 통보를 받지 못해 지금까지 무적 상태로 남아 있다. 박순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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