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한 대북 메시지 관측도
주한미군이 내달 한국 내 미국 민간인을 탈출시키는 ‘비전투원 후송훈련’(NEO)을 실시한다. 통상적으로 이 훈련은 일본으로의 탈출 시나리오에 따라 실시되나 이번에는 일본이 아닌 미국 본토로의 탈출을 상정한 훈련이 검토되고 있다.
미군 매체인 성조지는 22일(현시시간) “미군이 다음 달 16~20일 한반도에서 최악의 악몽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를 대비한 대규모 철수 훈련을 한다”며 “미군이 미군 가족 등 민간인을 미국 본토까지 철수시키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주한미군 측은 이에 대해 “내달 민간인 탈출 훈련을 실시할 계획인 것은 맞다”면서도 “미 본토 탈출 훈련 실시 여부에 대해선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주한미군의 비전투원 후송훈련은 매해 두 차례 실시된다. 상반기 훈련은 ‘포커스드 패시지’(Focused Passage), 하반기는 ‘커레이저스 채널’(Courageous Channel)훈련으로 불린다. 한반도 유사 시 미군가족과 군무원 등 민간인을 대피시키기 위한 정례적 훈련이며, 20만명에 달하는 한국 내 미국 민간인 대상 실제 후송 훈련을 실시하기는 어려운 만큼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으로 실시돼 왔다. 그러나 북한 5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졌던 2016년 하반기 주한미군은 7년 만에 미국 민간인 일부를 태운 수송기를 실제 주일미군 기지로 보내기도 했다.
이번 훈련에서 주한미군이 주일미군 기지가 아닌 미 본토 후송 훈련을 검토하는 것은 미군의 강경한 대북 메시지라는 관측이 나온다. 남북은 물론 북미 간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으나 대북 군사적 긴장감을 이어가겠다는 주한미군 측의 의지에 따른 것이란 분석에서다. 군 관계자는 “민간인 대피 훈련은 절차 숙달 훈련 형태이기 때문에 일본으로 가든 미국으로 가든 훈련 내용에서 큰 차이는 없다”며 “미국 본토 후송 훈련으로 치러질 경우 작전적 의미보다는 북한에 강경한 메시지를 주는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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