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대표하는 곤충인 나비. 그 동안 나비는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겨울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표적으로 제왕나비는 날씨가 추워지는 10~11월에 캐나다에서 멕시코의 고산지대까지 장장 5,000km를 무리 지어 날아간다고 합니다.
‘작은멋쟁이나비’도 유럽에서 지중해를 건너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어디까지 또 얼마나 날아가는지는 밝혀진 적이 없었다고 해요.
그런데 최근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곤충학자 제라드 탈라베라가 스페인에서 출발한 ‘작은멋쟁이나비’의 집단 이주 동선을 추적했습니다. 탈라베라는 아프리카 국가인 차드, 베냉, 니제르에 있는 열대우림에서 헥타르(ha) 당 2만 마리의 나비가 군집을 이루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해요. 스키선수가 설원을 긴 지그재그로 활강하듯, 유럽에서부터 지중해, 북아프리카 산맥, 사하라 사막을 거쳐 거의 4,000km를 날아가는 것이죠.
특이한 것은 바다를 건너는 대장정이 한 세대 안에 이뤄진다는 겁니다. 5,000km를 이동하는 제왕 나비의 경우 멕시코 중부에서 출발한 나비가 텍사스에서 알을 낳고, 그곳에서 태어난 나비들이 다시 캐나다로 도착하기까지 4~5세대가 걸린다고 해요. 즉, 한 세대 내에서는 ‘작은멋쟁이나비’가 가장 멀리 날아가는 것이죠.
날개를 다 펴도 4~5㎝에 불과한데 자기 몸의 약 4,000만 배나 멀리 날아가다니. ‘작은멋쟁이나비’야말로 진짜 멋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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