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아이스하키 명가가 2017~18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왕좌를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패트릭 마르티넥(체코) 감독이 이끄는 안양 한라는 2017~18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플레이오프 파이널(5전3승제)에서 ‘돌풍의 팀’ 오지 이글스(일본)와 격돌한다. 1차전(24일 오후 3시)과 2차전(25일 오후 3시)은 일본 홋카이도 도마코마이에서 열리고, 3차전(29일 오후 7시), 4차전(31일 오후 5시), 5차전(4월1일 오후 5시)은 안양 아이스링크로 장소를 옮겨 펼쳐진다.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파이널에서 한일전이 열리는 것은 2014~15시즌(안양 한라-도호쿠 프리블레이즈) 이후 3년 만이다. 안양 한라는 한국 아이스하키의 상징적인 존재다. 변방에 머물던 한국 아이스하키는 아시아리그에서 안양 한라가 이룩한 성장과 궤를 함께 하며 발전해왔다.
2003년 아시아리그 출범 당시 최약체로 평가되던 안양 한라는 시즌을 치르면서 성장을 거듭했고, 이제 명실상부한 리그 최강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역대 최다 정규리그 우승(5회), 정규리그 최다 승점(2016~17 시즌 120점) 신기록을 세웠고 사상 최초로 두 시즌 연속 통합 우승(정규리그-플레이오프 정상ㆍ2015~16, 2016~17)을 달성했다.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이하 PO)에 오른 안양 한라는 올 시즌 파이널에서 또 하나의 신기원에 도전한다. 2003년 리그 출범 이후 누구도 이루지 못한 3회 연속 정상 등극과 최다 챔피언 신기록이다. 안양 한라는 통산 네 번(2010, 2011, 2016, 2017) PO 정상에 올라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함께 PO 챔피언 등극 최다 기록을 갖고 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도호쿠 프리블레이즈를 3승1패로 제압한 안양 한라는 이제 파이널에서 3승만 추가하면 아시아리그 역사에 또 하나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된다.
안양 한라와 맞붙는 오지이글스는 1925년에 창단, 일본 아이스하키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을 자랑한다. 일본 리그에서 13번, 전일본선수권에서 36번이나 정상에 올랐고 아시아리그에서 두 차례 챔피언에 올랐다. 연고 도시인 도마코마이는 각급 대표팀의 훈련이 모두 진행되는 일본 아이스하키의 심장부다.
안양 한라와 오지 이글스의 PO 대결은 2013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정규리그 4위로 PO에 오른 한라는 정규리그 1위 오지 이글스와의 4강 PO에서 3연패로 탈락했고, 이후 PO에서 맞대결이 성사되지 않았다. 안양 한라에 이번 파이널은 2013년 4강 PO에서 진 빚을 5년 만에 돌려주는 ‘복수전’ 성격도 짙다.
최근 정규리그 전적에서는 안양 한라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2015~16 시즌 이후 치러진 16차례의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안양 한라는 15승(2연장승 포함) 1연장패로 일방적인 우위를 보였다. 올 시즌 네 차례의 맞대결에서도 3승 1연장패로 앞섰고, 12골을 넣으며 5골 만을 내주는 안정된 공수 밸런스를 보였다.
공격형 디펜스 에릭 리건은 ‘오지 킬러’다. 리건은 올 시즌 오지와의 정규리그 4경기에서 3골 2어시스트를 올렸고 일본제지 크레인스에서 활약하던 2013~14 시즌 플레이오프 파이널에서도 4경기에서 1골 3어시스트를 올리며 우승에 큰 몫을 했다.
‘안양 한라 수호신’ 맷 달튼은 도호쿠와의 4강 PO에서도 변함 없는 철벽을 과시하며 ‘PO의 사나이’ 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2016년과 2017년 거푸 PO MVP를 수상한 달튼은 도호쿠와의 4강 PO 4경기에서 경기당 실점률 1.50, 세이브성공률 0.942를 기록하고 있다.
역대 파이널 시리즈에서 첫 경기 승리 시 우승컵을 들어 올릴 확률은 약 70%이었다. 이번 플레이오프 파이널은 처음으로 정규리그 성적이 낮은 팀 홈에서 먼저 1, 2차전을 치른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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