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정부에 경평축구 등 요청
평창올림픽 참가 北 인사들 환영
다음달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경평축구 부활, 제100회 전국체전 북한 참가 등 서울-평양간 교류협력 방안이 공식 혹은 비공식 의제로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
22일 서울시 관계자 등에 따르면 시는 비공식 루트를 통해 서울-평양간 교류협력을 남북정상회담 의제로 다뤄줄 것을 중앙정부에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남북교류협력위원회 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 자문단장을 겸하고 있는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막후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임 전 장관은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간담회에서 “남북정상회담 의제에 서울-평양간 교류가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고, 박 시장은 “꼭 좀 도와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박 시장은 임 전 장관에게 “경평축구와 전국체전뿐 아니라 시가 지난 2016년 발표한 ‘서울-평양 도시협력 3대 분야 10대 과제’ 가운데 한 가지라도 의제에 포함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대동강 수질 개선을 위한 평양 정수장ㆍ상하수도 개량사업, 평양 맞춤형 대중교통 운영시스템 구축, 서울-평양간 도시재생 시범사업, 평양 역사유적 복구 지원 등 남북 교류협력 방안이 들어있다.
임 전 장관은 앞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왔을 때도 북측의 박 시장 방북 초청이 나오는데 역할을 했다. 그는 지난달 11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의 오찬에서 북측에 경평축구 부활, 전국체전 참가 등을 제안했으며 김영남 위원장은 “아주 좋다”고 반응했다.
박 시장이 같은 날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삼지연 관현악단 초청공연에 앞서 김영남 위원장, 김여정 부부장을 만나 관련 얘기를 꺼내자 이들은 시의 제안 내용을 이미 다 알고 있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최휘 북한 국가체육위원장,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배석했다. 이 때문에 관람석에서 박 시장 옆자리에 앉은 최 위원장으로부터 “박 시장과 임동원 장관님이 같이 오신다는 거죠”란 발언(본보 22일자 13면)이 나온 셈이다.
임 전 장관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북한 고위급 대표단에게 서울-평양간 교류를 제안했는지에 대해 “그건 얘기했다. 북한 측 반응도 괜찮았다”면서도 남북 정상회담에서 관련 의제 채택을 중앙정부에 건의했거나 실제 채택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 미안하다”며 말을 아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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