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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발뺌에… 버거운 한부모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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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발뺌에… 버거운 한부모 가정

입력
2018.03.22 17: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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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심 돕는 양육비이행관리원

3년간 2700건 275억원 받아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김모씨는 2013년 협의 이혼 후 어린 아들을 홀로 키워왔다. 이혼 당시 전 남편으로부터 매월 20만원의 양육비를 받기로 했지만 5년이 넘도록 단 한번도 받아 본 적 없었다. 양육비이행관리원 위탁기관인 대한법률구조공단은 법원에 양육비에 대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 같은 달에 인용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그 후에도 계속 양육비가 지급되지 않자, 양육비이행관리원 직원이 직접 김씨의 전 남편이 다니는 회사에 연락해 이런 사실을 고지했다. 그제서야 전 남편은 과거 양육비 1,300만원 전액을 지급했고, 앞으로도 월 20만원의 양육비를 제때 주기로 했다.

이혼 후 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한 한부모 가정이 버거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한부모가정의 자녀양육 지원을 위해 설립한 양육비이행관리원이 법률 상담과 추심을 대신해 주면서 큰 힘이 되고 있지만, 아직도 채무가 확정된 전 배우자 3명 중 2명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여가부에 따르면 양육비이행관리원은 2015년 3월 개원 이후 3년 동안 총 2,679건, 금액으로는 275억원의 양육비를 받아줬다. 양육비이행관리원은 한부모가정이 비양육부모로부터 양육비를 받을 수 있도록 상담부터 협의, 소송 및 추심, 양육비 이행지원, 모니터링까지 지원하는 양육비 이행 전담기구다. 관리원이 받아준 양육비는 첫해인 2015년 25억원에 불과했으나 이듬해 86억원, 142억원 등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관리원 설립 이후 올해 2월 말까지 양육비 상담은 무려 9만건에 달한다. 이중 이행지원 신청만도 1만4,000건에 이르고, 전 배우자가 무직이거나 경제적 빈곤 등의 사유로 채권 확보가 안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양육비 이행 의무가 확정된 건수가 8,700건 가량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관리원이 계속적으로 추심 작업을 해 온 결과, 실제 양육비가 지급된 비율인 ‘양육비이행률’은 2015년 21.2%→2016년 29.5%→2017년 32.0% 등으로 꾸준히 높아졌다.

그러나 이는 양육비 지급 의무가 있는 전 배우자 3명 중 2명은 아직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관리원 관계자는 “양육비를 다른 채무처럼 ‘당연히 갚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원인”이라며 “나머지 68%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추심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리원은 비양육부모로부터 양육비를 원활하게 받아낼 수 있도록 비양육부모와 미성년 자녀 간의 면접교섭을 지원(529명)하거나, 관계 개선 프로그램도 제공(40가구 107명)하고 있다. 또 양육비를 받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가정을 위한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 건수는 총 168건으로, 2억8,900만원이 집행됐다.

최진주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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