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반려견에게 ‘나치 경례’를 하도록 훈련시켜 유튜브에 올린 영국 남성이 증오범죄 유죄 선고를 받았다. 영국 BBC는 20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여자 친구의 개를 훈련시켜 ‘유대인에게 가스를’, 나치 구호 ‘지크 하일(승리를 위해)’ 등의 구호가 나오면 앞발을 올리는 모습을 유튜브에 올린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인물은 영국 노스래너크셔 코트브리지에 사는 마크 미찬이라는 이름의 30대 남성. 2016년 4월 이 영상을 올렸다. 미찬이 올린 영상의 원본은 유튜브 내에서 3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후 경찰은 증오범죄 혐의로 조사에 착수했고 재판은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져왔다.
미찬은 지난해 재판에서 “나쁜 의도는 없었다”며 “여자 친구를 괴롭히기 위해 해당 영상을 올린 것일 뿐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에어드리 법원은 미찬이 SNS와 유튜브에 반유대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영상을 올린 것을 통신법 위반으로 판단해 지난 19일 유죄를 선고했다.
데렉 오 캐롤 판사는 “단지 자신의 여자 친구를 괴롭히기 위해 해당 영상을 만들었다는 미찬의 진술을 신뢰하지 않는다”며 “그가 극우 단체 사이트에 있는 다른 자료들로 사람들을 유인하기 위해 동영상을 올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판결의 쟁점은 표현의 자유에 있었다. 에어드리 법원 역시 표현의 자유를 어떻게 해석할지 고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에는 책임도 따른다는 것이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미찬의 유죄 선고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론도 있다. 미찬의 변호사 로스 브라운은 “영상의 전체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유대인에게 가스를’이라는 표현에만 초점을 맞춰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유대인 코미디언 데이빗 배디엘이 미찬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미찬의 영상은 개그와 풍자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에 대해 “해당 영상은 농담을 가장한 혐오범죄”라고 평가했다.
한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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