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와 21일 상생발전 협약 체결
국내 첫 국립행정대학원 설립 염두 둔 포석
서울대가 세종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세종시 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0년 전 좋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세종시 입주를 꺼리던 서울대의 태도가 180도 돌변한 것은 세종시에 설립될 국내 첫 국립행정대학원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춘희 세종시장과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21일 서울대에서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시장은 이날 협약식에 앞서 서울대 행정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새 시대의 세종시 비전’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날 협약은 애초 세종시와 서울대 행정대학원 차원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서울대가 세종시 진출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협약 당사자가 행정대학원장에서 총장으로 격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날 협약에 따라 서울대의 교육ㆍ연구시설, 공간 조성과 관련한 행정적 지원을 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대는 2008년 세종시 조성계획 수립 당시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받는 파격적 대우를 약속 받고도 입주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딱 10년이 흐른 지금은 세종시에 입주하겠다며 관계기관을 노크하는 등 태도가 돌변했다.
이는 서울대가 세종시에 들어설 예정인 국립행정대학원 설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립행정대학원은 국가 주요정책 연구와 국내 특성에 맞는 정책 개발을 하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기관이다. 미국 하버드 케네디스쿨이나 프랑스 에나(ENA) 등과 유사하다. 국립행정대학원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년 계획에 포함돼 2021년 세종시에 들어설 예정이다. 입지는 세종시 행정도시 4-2생활권(집현리) 교육연구용지가 유력하다.
설립 형태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이전 또는 분원 설치 ▦한국개발연구원(KDI) 주도의 설립 ▦국책연구기관 연합대학원 개교 등 세 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최종 설립 방안은 세종시와 국무조정실 세종시지원단, 교육부, 행정도시건설청,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참여한 투자유치협의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대는 정부세종청사가 활성화하면서 행정대학원 진학이 크게 주는 등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면서 국립행정대학원 설립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대가 세종시에 학부 운영을 검토하지 않는 것은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고 관계 기관들은 설명한다.
시 관계자는 “현재 여러 설립 방안을 놓고 관계기관 간 협의를 진행 중이며,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며 “건설청이 교육부와 함께 하는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입찰업체 서류를 심사하는 등 기본적인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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