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연속 혼인 건수가 감소하는 ‘결혼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74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출생의 선행지표인 혼인 건수가 빠르게 줄면서, 향후 2~3년 뒤 출생 지표도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혼인 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1만7,200건(6.1%) 줄어든 26만4,500건이었다. 1974년(25만9,600건)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30만명대로 추락한 혼인 건수는 2012년부터 6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는 30만명선마저 무너진 상태다. 조혼인율은 5.2건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4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혼인 건수가 크게 줄어든 건 결혼 적령기로 여겨지는 30대 초반의 혼인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남녀 모두 30대 초반 혼인 건수가 각각 1만1,300건, 7,900건 줄었다. 20대 초반 이하를 제외하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이 감소한 수치다.
남녀 평균 초혼연령도 지속적으로 동반 상승하고 있다.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2.9세, 여자 30.2세로 전년 대비 각각 0.2세, 0.1세 올랐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자는 1.8세(31.1세), 여자는 2.2세(28.1세) 상승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초혼 후 평균 2년 후 첫째아를 낳는 비중이 높고, 30대 초반에서 출산율이 높은데 2년 연속 혼인 건수가 5% 이상 감소해 향후 출생아 수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남녀 간 평균 초혼연령 차이는 2.7세로, 2006년(3.2세)를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초혼 부부 중 남자 연상 부부는 67.2%, 여자 연상 부부는 16.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갑 부부는 15.9%였다. 남자 연상 부부 비중은 1년 전보다 0.5%포인트 줄었고, 여자 연상 부부 비중은 0.5% 늘었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2만800건으로 200건(1.2%) 증가했다. 전체 혼인 중 외국인과의 혼인 비중은 7.9%로 0.6%포인트 증가했다.
혼인 건수가 지속 감소하면서 이혼 건수도 줄었다. 지난해 이혼 건수는 10만6,000건으로 전년 대비 1,300건(-1.2%) 감소했다. 조이혼율은 2.1건으로 1997년(2.0건)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배우 이혼율(배우자가 있는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는 4.4건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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