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대수수료율 확대 정책, 올해 순익 더 줄어들 것
국내 카드사 순이익이 지난해 32%나 급감했다. 카드사용은 늘었지만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로 수수료 수입이 급감하며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20일 금융감독원의 ‘2017년 신용카드사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2,268억원으로, 1년 전보다 5,864억원(32.3%)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5년(3,000억원) 이후 12년 만에 순이익 규모가 가장 적은 것이다. 카드사들은 2014년(2조2,000억원) 이후 3년 연속 순이익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신용ㆍ체크카드 이용액은 788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2조1,000억원(5.6%) 늘었다. 카드사들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카드대출 이용액(98조4,000억원) 역시 같은 기간 소폭(0.5%) 증가했다. 이처럼 카드 사용이 늘었는데도 순이익이 급감한 것은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로 수수료 수입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자영업자의 수수료 부담을 낮춰준다는 취지로 상대적으로 낮은 우대수수료율을 적용 받는 영세ㆍ중소가맹점 기준을 대폭 낮췄다. 이 조치로 44만명의 자영업자가 수수료 인하 혜택을 봤지만 카드사들은 3,500억원의 손실을 봤다. 더구나 지난해 7월부터 정부의 충당금 기준이 강화되며 카드사의 대손충당금 비용이 늘어난 점도 실적 악화에 한 몫 했다.
카드사는 올해도 실적이 나빠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올해는 1월부터 바뀐 수수료율 기준이 적용돼 수수료 수입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가 우대수수료율 추가 인하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터라 실적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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