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비서 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9일 검찰에 다시 출석해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았다. 혐의에 대한 언급이 없던 자진 출석(9일) 때와 다르게 안 전 지사는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라며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한 안 전 지사는 9일 자진출석 때 남색 패딩 점퍼에 면바지를 입은 것과 달리, 짙은 회색 정장 차림이었다. 검찰청사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을 향해서는 “다시 한 번 모든 분께 죄송하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앞선 출석에서 혐의에 대해 말을 아낀 것과 달리 적극 소명하는 모습이었다. 이어 안 전 지사는 “하지만 고소인들께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하신다. 사과 드린다”라며 “검찰 조사를 충실히 받겠다. 그리고 그에 따른 사법 처리도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검찰 조사는 안 전 지사가 위력에 기댄 강압적인 성관계를 했는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졌다. 전 정무비서 김지은씨와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더연) 직원 A씨 모두 ‘위력에 의한 간음 및 추행’으로 고소했지만, 안 전 지사 측은 “자연스러운 관계였다”고 맞섰기 때문. 특히 안 전 지사 측은 ‘더연’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업무적 연결은 없고, 인력 운용에도 개입한 바가 없다”라며 ‘업무상 위력’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앞서 김씨와 A씨에 대한 피해자 조사를 모두 마쳤다. 김씨는 9일 밤샘 조사를 받았고, A씨는 16일(16시간)과 18일(10시간) 이틀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안 전 지사의 자진 출석 이후 압수물품 등 증거와 관련 참고인 진술도 확보해 안 전 지사 혐의 입증에 주력해왔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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