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위, 사내 기장잡기
사상 초유의 총수 구속 사태를 맞은 롯데그룹이 고위 임원에게 골프 자제 권고를 내리는 등 사내 기강 잡기에 나섰다. 사내 기념행사도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상경영 중 대외적으로 오해를 살 만한 일을 최대한 줄이고, 조직 내 긴장감을 유지하려는 조치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중심이 된 롯데비상경영위원회는 최근 각 계열사 대표이사와 고위 임원들에게 내부 임직원 간이나 영업 거래처와 골프를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공식 문서로 전달된 것은 아니고 비상경영 상황인 만큼 서로 조심하자는 취지일 뿐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롯데비상경영위는 또 그룹 전체나 계열사 차원의 대규모 행사도 축소하거나 생략하는 방향으로 재검토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신 회장이 내세운 ‘뉴 롯데’의 원년과 롯데월드타워 개장 1주년을 맞아 창립기념일(4월 3일)을 즈음해 불꽃쇼 등 대대적인 행사를 검토했으나 대내외적 분위기를 고려해 간소하게 진행하거나 생략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불꽃쇼와 관련해 몇 가지 안을 놓고 검토 중이었으나 신 회장의 구속 후 잠정 중단 상태”라고 전했다.
롯데비상경영위는 다만 대외적 불안감이 조성되지 않도록 고객사나 고객 등을 대상으로 하는 골프 및 행사는 계획대로 진행하고 사회공헌 활동은 강화해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소통을 강화하고 외부 이해 관계자들의 불안감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비상경영 중이지만 직원들의 휴가 사용은 적극적으로 독려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하라고도 권고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롯데비상경영위는 그룹 임직원에게 “예상치 못한 사태로 큰 충격에 빠져 있지만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더욱 의연하게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라고 당부하며 본격적인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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