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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총장, 박종철 열사 부친 찾아 과거사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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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총장, 박종철 열사 부친 찾아 과거사 사죄

입력
2018.03.19 17:0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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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류효진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류효진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제5공화국 시절 경찰의 고문으로 사망한 고 박종철 열사 부친을 만난다.

19일 대검찰청과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에 따르면, 문 총장은 20일 부산 수영구 남천동 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박 열사 부친 박정기씨를 방문한다. 검찰총장이 수사기관의 고문으로 숨진 민주열사의 유가족을 방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방문 경위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1월쯤 검찰총장이 먼저 박 열사 부친에게 과거사 사과 차원에서 인사를 드리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그 후 박 열사 측에서 3월 20일에 만나자는 연락이 와서 일정을 잡았다”고 말했다. 문 총장의 방문에는 박정식 부산고검장이 동행한다.

다만 마침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 조정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한 상황에서, 문 총장이 박 열사 부친을 방문하는 것은 수사권 조정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닌가 하는 해석도 낳는다. 당시 박 열사의 사망은 박처원 치안감 등 경찰 수뇌부의 필사적 은폐 시도에도 불구하고 최환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장 등의 노력에 의해 외부로 알려지게 됐다. 이 사건은 검사가 사법경찰관을 통제해야 한다는 ‘검사의 사법통제’ 정당성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이던 박 열사는 1987년 1월 14일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과 관련 경찰의 남영동 대공분실로 연행됐고, 수사관의 물고문을 받다가 숨졌다. 정보기관과 경찰의 불법 고문을 앞세운 전두환 정권의 폭압성을 드러낸 박 열사 고문치사 사건은 대통령 직선제로 이어지는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는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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