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 부친 최영섭씨
해군 전사ㆍ순직자 자녀 후원
원로 해군 최영섭 해양소년단 고문(90ㆍ예비역 해군 대령)이 19일 해군 전사ㆍ순직자 자녀를 후원하는 ‘바다사랑 해군장학재단’에 3,000만원을 쾌척했다. 최 고문이 지난 20여년간 학교와 군부대 등에서 강연을 하면서 모은 돈이다.
해군은 이날 엄현성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재단 기부금 증정식을 열었다. 최 고문은 기부금을 재단에 전달하며 “해군 참전용사 자녀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병의 마지막 마음”이라며 “약소하나 노병의 미의(微意)를 받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 고문은 1947년 9월 해군사관학교(3기)로 입학해 1950년 2월 해군의 첫 전투함인 백두산함 갑판사관(소위)으로 임관했다. 1950년 6ㆍ25 전쟁의 첫 해전인 대한해협 해전에 참가해 무장병력 600여명을 태우고 부산으로 침투하던 북한 수송선을 격침시켰다. 또 해군 첫 구축함인 충무함 함장이던 1965년에는 일본 어선으로 위장한 북한 간첩선을 적발하는 공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또 서해를 수호하다 목숨을 바친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참전용사들의 위국헌신의 정신을 선양하는 일에도 적극 나서왔다. 최 고문은 “노병의 90여년 기나긴 항로의 마지막 항구가 희미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최 고문 집안은 군인 가족이기도 하다. 두 동생은 각각 해병대 대령과 해군 중사로 전역했다. 최 고문의 장남은 해군 대위, 차남은 육군 중위, 셋째는 공군 대위, 넷째 는 육군 소위로 군복무를 마쳤다. 차남은 특히 사법연수원 시절 다리를 쓰지 못하는 동료를 2년간 업어서 출퇴근시킨 일화로 유명한 최재형 감사원장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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