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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밝힌 아이린에게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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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밝힌 아이린에게 생긴 일

입력
2018.03.1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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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연합뉴스

그룹 ‘레드벨벳’ 멤버 아이린(사진)이 팬미팅에서 최근 읽은 책을 소개했는데, 페미니즘을 부정적으로 보는 일부 팬들이 “페미니스트 선언을 했다”며 그를 공격하고 있다. 일부 팬들은 아이린 관련 굿즈(Goods)를 훼손하는 등 과격한 행동도 보이고 있다.

발단은 지난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아티움에서 진행된 팬미팅 현장의 질의 응답 내용이었다. 팬들은 아이린에게 ‘최근 어떤 책을 읽었느냐’고 질문했고 아이린은 “‘82년생 (김지영)’ 그거 읽었고, ‘별일 아닌 것들로 별일이 됐던 어느 밤’도 읽었다”고 답했다.

현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한 편이었다. 문제는 팬미팅 후 불거졌다. ‘82년생 김지영’을 페미니즘 입문서라고 생각하는 일부 팬들이 아이린의 발언을 ‘페미니스트 선언’이라고 해석해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기 시작했다. 한 동영상 게시자는 아이린이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말하는 장면만 편집해 유튜브에 게시한 후 제목에는 ‘아이린 페미니스트 선언!’이라고 붙였다. 이 영상에는 댓글만 1,221개가 달렸다. 특히 페미니즘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그를 향해 인신공격성 댓글을 남겼다.

심지어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린과 관련된 물품을 날카로운 물건으로 자른 후 ‘인증 사진’을 올리는 네티즌도 등장했다. 아이린이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이유로 공격을 받자 그를 옹호하는 팬들도 맞서기 시작했다. 한 네티즌은 “그 책이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그냥 이상한 책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데 ‘82년생 김지영’은 여성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라며 “그런 책을 읽었다는 이유로 아이린을 비난하는 행위는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네티즌이 훼손한 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 관련 굿즈. 온라인 커뮤니티
네티즌이 훼손한 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 관련 굿즈. 온라인 커뮤니티

아이린이 읽은 ‘82년생 김지영’은 여성 인권과 관련된 사회문제를 담은 조남주 작가의 소설이다. 지난 2016년 10월 출간된 이 책은 7개월 만에 10만 부 판매를 돌파했고, 15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대형 인터넷 서점 회원들이 선정한 ‘2017 올해의 책’이기도 하다.

이처럼 최근 걸그룹 멤버들을 향한 ‘페미니스트’ 공격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그룹 ‘에이핑크’ 멤버 손나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Girls Can Do Anything)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려 일부 팬들의 공격을 받았다. 그가 공개적으로 페미니스트 선언을 한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당시 일부 팬들은 손나은을 향해 “남성을 혐오하느냐”며 근거 없는 비난을 했고, 결국 그는 관련 게시물을 삭제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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