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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적수 없는 러 대선 ‘투표율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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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적수 없는 러 대선 ‘투표율의 정치학’

입력
2018.03.18 16:4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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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압도적 당선 ‘뻔한 선거’

경쟁자 없어 ‘투표율=지지’ 인식

투표소서 생필품 할인 등 유인책

야권 지도자는 대선 보이콧 운동

18일 러시아에서 대통령 선거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한 남성이 이날 모스크바의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나오고 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18일 러시아에서 대통령 선거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한 남성이 이날 모스크바의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나오고 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재선이 확실시되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가 18일 치러졌다. 경쟁자를 배제해 푸틴 대통령에 대적할 만한 상대가 없는 상황인 만큼 러시아는 물론이고 외신들도 투표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도 17일(현지시간) ‘왜 투표율이 관건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저조한 투표율=푸틴에 대한 낮은 열광도를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영 여론조사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64.9~69%의 득표율을 얻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면 제1 야당인 공산당 후보 파벨 그루디닌(6.7~7%), 극우 성향의 자유민주당 대표 블라디미르 지리노브스키(5~6.7%)는 10% 미만에 머물 전망이다.

적수가 없는 탓에 푸틴 측의 촉각은 온통 투표율에 집중돼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6일 TV연설에서 “중대한 결정이 당신의 의견을 고려함 없이 내려질 수 있다”며 “미래를 선택할 권리를 사용하라”며 유권자들에게 투표할 것을 촉구했다.

친여 성향의 당국자들도 푸틴 지지 대신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애를 썼다. 하바롭스크 지역의 관료들은 유권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투표소에서 10~30% 할인된 가격의 계란과 통조림 등을 판매했다. 독일 매체인 도이체벨레는 “일부 당국자들은 사용자들을 압박해 그 직원들에게 투표할 것을 독촉하기도 해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유일한 대항마로 떠올랐지만 선거 출마가 금지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일찌감치 대선 보이콧 운동을 벌였다. AFP통신은 “나발니와 그 지지자들은 투표율이 낮게 나와 푸틴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자 한다”며 “낮은 투표율은 나발니의 승리로 해석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투표율 70%, 득표율 70%’를 달성하겠다는 게 푸틴 대통령의 목표지만, 공식 투표율은 이 보다 저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이체벨레는 63~67%로 내다봤고, WP는 독립 여론조사기관을 인용해 투표율이 50% 초반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러시아 대선은 18일 오전 8시 극동 캄차카와 추코트카 지역에서 시작돼 같은 날 오후 8시(우리시간 19일 오전 3시) 러시아 영토 가장 서쪽인 칼리닌그라드 투표소가 문을 닫으면서 종료된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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