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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카카오T의 ‘웃돈’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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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카카오T의 ‘웃돈’ 꼼수

입력
2018.03.18 15:2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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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ㆍ을지로ㆍ홍대입구역, 강남ㆍ신사ㆍ신촌ㆍ종각역···. 서울지하철 2호선을 따라 형성된 도심ㆍ부심 지역이다. 유동인구가 많고 상권이 발달해 휴일 전날 자정 전후에는 어김없이 귀가 전쟁이 벌어지는 곳이다. 겪어보지 않고서는 고충을 말할 수 없을 만큼 단거리 목적지 손님이 심야에 이 지역에서 택시를 잡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택시 잡기를 시도하다 지친 나머지 새벽 첫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렸다 타거나, 아예 도보로 귀가했다는 시민들도 있다.

▦ 초창기엔 특효약 같던 카카오T(구 카카오택시) 앱은 점차 독이 되고 말았다. 택시 호출 시 앱에 목적지를 입력하기 때문에 손님 골라 태우기가 확산됐다. 이면 도로에는 장거리 목적지 손님의 호출만 기다리는 택시가 줄지어 서있다. “운행 안 하냐”고 물으면 “예약 손님 기다린다”는 퉁명스런 거짓말로 승차를 거부하기 일쑤다. 서울시가 단속에 나서지만 역부족이다. 제한된 시간에 더 많은 수입을 올리려는 택시기사들 입장을 이해하지만 귀가 수단이 사라진 시민들로선 분통 터질 일이다.

▦ 카카오T 서비스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꾀를 부렸다. 승차 확률이 높거나 100% 승차가 보장되는 택시를 호출해주는 조건으로 2,000원, 5,000원의 ‘웃돈’을 받겠다는 거다. 하지만 심야에 택시를 향해 외치는 “따블”을 서비스화한 것이나 다름 없어 논란이 크다. 이렇게 되면 무료 호출을 하는 시민의 택시 잡기는 더 어려워져 ‘웃돈’은 결국 누구나 지불해야 하는 보편적 부담이 될게 뻔하다. 미터기 요금 외의 추가 요금 수수는 불법인데도 카카오 측은 “서비스 수수료여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택시 기사가 카카오 측으로부터 포인트를 받아 현금화하는 만큼 어불성설이다.

▦ 카카오T는 1,800만 명이 이용한다. 택시 기사의 96%가 가입해 있다. 택시 호출 ‘웃돈’ 서비스는 2015년 무료 서비스로 시작해 3년여 만에 시장을 평정한 카카오T가 시장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내놓은 첫 수익 사업이다. 그러나 고작 “따블”을 모바일로 끌어들인 ‘웃돈’ 서비스라니, 한심하다. 기존 서비스를 뛰어넘는 혁신성은 찾아볼 수 없는 1차원적 접근으로 그들이 지향하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웃돈’ 서비스의 적법성 여부를 철저히 따져야 한다. 가뜩이나 물가 급등으로 국민 삶이 팍팍해지고 있다.

황상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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