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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무명 대학의 ‘반란’ 드라마에 미 전역 후끈

입력
2018.03.18 15: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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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볼티모어카운티대

16번 시드 받고 1번 시드팀 이겨

NCAA 농구 사상 최대 이변

메릴랜드볼티모어카운티대 선수들이 16일(현지시간) 미국대학스포츠협회 남자농구 토너먼트에서 대학 농구 최강팀인 버지니아대를 74대 54로 이긴 뒤 기뻐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메릴랜드볼티모어카운티대 선수들이 16일(현지시간) 미국대학스포츠협회 남자농구 토너먼트에서 대학 농구 최강팀인 버지니아대를 74대 54로 이긴 뒤 기뻐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스포츠에서 무명이 일으키는 반란에는 늘 ‘불가능이 없다’는 정신을 자극하는 드라마가 깃들어 있다. 무명의 메릴랜드볼티모어카운티대(U.M.B.C)가 미 대학농구의 새 역사를 쓰면서 미 전역이 달아올랐다.

16일(현지시간) 열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64강 토너먼트 1회전에서 시드 16번의 U.M.B.C는 시드 1번을 배정 받은 버지니아대를 74대 54로 크게 이겼다. 3월에 열리는 NCAA 농구 토너먼트는 ‘3월의 광란’으로 불릴 정도로 미 전역의 관심을 모으는 스포츠 이벤트로, 이 대회 역사상 16번 시드팀이 1번 시드팀을 이긴 것은 처음이다.

버지니아대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31승 2패를 기록한 대학농구 최강팀이었다. 반면 U.M.B.C는 최근 두 시즌 동안 46승 23패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긴 했으나, 앞선 7년 동안 41승 173패를 기록한 오합지졸이었다. 이 대학 출신의 프로농구 선수는 영국, 체코 등에서 활동한 3명 밖에 없다고 USA 투데이가 전했다.

무명의 대학이 이변을 연출하자 U.M.B.C가 어디에 있고, 어떤 학교인지 알아보려는 농구 팬들로 학교 홈페이지가 다운됐고 프리먼 러바우스키 대학총장은 밀려 드는 축하전화에 꼬박 밤을 새웠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승리가 더욱 주목 받는 것은 U.M.B.C가 보여주고 있는 성취 때문이다. 1966년 설립된 U.M.B.C는 메릴랜드주 12개 공립대 중에서도 역사가 짧은 데다, 기숙사가 없는 좁은 캠퍼스를 의미하는 ‘통학 학교’(commuter school)다. 전통적으로 전국의 인재가 모이는 곳이 아니라 지역 학생들이 집에서 통학하는 대학이란 의미다.

하지만 U.M.B.C는 최근 수년 동안 러바우스키 총장의 지도 하에 가장 창의적이고 전도 유망한 대학의 하나로 조용하게 거듭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열 두 살 때 인권 운동 시위에 참여했다가 구금되기도 했던 러바우스키 총장은 소수 인종에 문호를 넓히고, 수학, 과학, 공학 분야를 중점적으로 육성했다. 이 학교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은 미 전역에 걸쳐 전파됐다고 한다.

재학생 4분의 1이 아시안계, 5분의 1은 흑인들로서 인종적으로 다양하게 구성된 학교답게 이변의 주인공인 농구팀 선수들 역시 푸에르토리코 출신에서 메릴랜드 토박이까지 다양하다. 러바우스키 총장은 “젊은 학생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고 모든 역경에도 그들 자신을 믿었다”며 “여기에는 노동 계층과 중간계층, 그리고 미국을 위한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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