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Ⅰ급인 산양 2마리가 42년 만에 처음으로 확인되는 등 주왕산국립공원이 야생생물의 보고로 자리잡고 있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난 한해 동안 주왕산국립공원의 자연자원을 조사한 결과, 주왕산 내 서식하고 있는 야생생물 종수가 3,202종이라고 밝혔다. 이는 10년 전 2008년 자연자원 조사 당시의 1,726종보다 약 1.85배가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4월과 9월 주왕산 절골지구 인근과 영덕지구 대궐령에서 무인카메라에 각각 산양 2마리와 1마리가 포착됐다. 1976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42년 만에 처음으로 주왕산 부근에 산양의 서식이 확인된 것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주왕산 부근에 최소 3마리 이상의 산양이 서식하고 있는 게 확인됐다”며 “이곳 일대가 백두대간 동해안 지역(북부권~남부권)의 산양 서식지를 연결하는 중요 지역이라는 근거다”고 설명했다.
주왕산의 야생생물 종수는 곤충류 1,469종, 관속식물 758종, 고등균류 503종, 포유류 33종, 조류 60종, 담수어류 18종, 기타(양서류 등) 361종이다. 이 가운데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의 경우 산양, 수달, 붉은박쥐 등 3종이, Ⅱ급은 가시오갈피, 큰바늘꽃, 삵, 담비, 하늘다람쥐, 새호리기, 새매, 큰말똥가리, 긴꼬리딱새 등 9종이 확인됐다.
긴꼬리딱새 한 쌍은 지난해 7월 주왕산 주산지 부근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 새는 제주도나 거제도 등 남부 섬 지역에만 주로 관찰되던 철새로 부리와 눈의 테두리가 파란색을 띤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주왕산 일대가 계곡과 산림이 조화롭게 발달해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기 좋은 곳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주왕산 대표 경관지인 주산지는 1㎢당 출현하는 평균 생물 종수가 187.5종에 이른다. 전체 평균인 34.5종에 비해 5.4배가 높은 수준이다.
나공주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주왕산국립공원은 지난해 5월 유네스코에서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는 등 지질학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생태학적, 역사적, 문화적 가치도 함께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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